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세계 최대 담배 소비국인 중국의 흡연자들 상당수는 담배를 끊을 생각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AP 통신이 2일 보도했다. 중국의 흡연인구는 3억1천6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분의 1 정도에 달한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와 국제담배규제(ICT) 정책 평가 프로젝트 캐나다 연구진은 최근 중국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9%가 담배를 끊을 계획이 없다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1일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공개된 이번 설문조사에서 또 전체 응답자들의 60%는 담배가 뇌졸중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답변했으며 40% 가까운 흡연자들은 흡연이 심장병을 유발한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과 상하이(上海) 등 중국 주요 대도시들은 공공장소 흡연금지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중앙 정부도 2년 전 담뱃세를 인상했다.
그러나 중국과 세계 주요국 보건 당국자들은 공공장소 흡연금지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담뱃세를 더 올리는가 하면 흡연 경고를 공격적으로 강화하는 등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장위안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 금연국장도 성명을 통해 "이런 대책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보건부는 지난해 12월 연말까지 공공장소 흡연금지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캐나다 워털루대학의 제프리 퐁 교수는 "그들은 보건정책으로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길거리에 다니는 세 사람 중 한 사람이 담배 때문에 사망할 것"이라면서 "담뱃값이 싸면 사람들은 담배를 피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의 국제 의학저널 '랜싯' 4월호에 따르면 중국의 흡연자 비율도 세계적 추세에 따라 지난 25년간 남자의 경우 연간 1%포인트씩, 여자는 2.6%포인트씩 점차 감소했다. 하지만 중국의 인구 증가율 때문에 실제 흡연인구는 계속 늘어났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금연운동가 주디스 맥케이는 "중국의 일부 도시와 학교 등에서는 공공장소 금연에 커다란 진전을 이뤘지만 충분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전반적인 흡연 실태를 보여주는 보고서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현실은 크게 뒤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흡연 규제 강화를 가로막는 배경에는 독점으로 담배를 만드는 중국 국유기업의 로비가 자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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