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나흘만에 '사자'로 전환…삼성전자 등 일제히 반등
단기급등 피로감 분석도…"실적 상승 중소형주 관심 둬야"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권수현 조민정 기자 = 코스피가 2일 미국 증시 훈풍과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에 힘입어 일주일 만에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숨고르기가 끝나고 다시 대세 상승장이 펼쳐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은 나흘 만에 '사자'로 돌아섰고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LG전자[066570] 등 그동안 코스피 대세 상승장을 이끈 정보기술(IT) 주요 종목들은 일제히 반등했다.
그러나 코스피가 단기급등 피로감으로 당분간 조정을 거칠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이 경우 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는 중소형주에 관심을 두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코스피는 이날 2,371.72로 장을 마쳐 지난달 26일 종가 최고 기록(2,355.30)을 일주일만에 경신했다. 장중에는 2,372.65까지 치솟아 지난달 29일의 역대 최고 기록(2,371.67)도 갈아치웠다.
코스피는 지난달 26일 기존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에는 등락을 거듭하며 숨고르기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밤새 미국 뉴욕증시에서 3대 주요 지수가 민간고용 지표 호조에 힘입어 동시에 사상 최고치로 마감하자 이날 코스피는 다시 탄력을 받았다.
외국인은 나흘 만에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천487억원 순매수했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가 1.1%로 2015년 3분기(1.3%) 이후 6분기만에 최고를 기록,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것도 코스피 상승에 힘을 보탰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앞으로 당분간 대세상승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하락은 잠시 조정으로 봐야 하고 특별한 부정 요인이 있지는 않았다"고 진단했다.
조 센터장은 "어제 미국시장이 회복하면서 외국인 순매수가 들어왔다"며 "외국인은 미국 증시가 오르면 자동으로 연동돼 코스피를 사는 상황이어서 외국인 수급이 왔다 갔다 하겠지만, 대세적으로는 매수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 주가 상승에 따른 일시적 영향일 뿐 당분간 지난달과 같은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석 달간처럼 우리 증시만 따로 움직이면서 더 오르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세계 증시도 최근 다소 조정을 겪고 있어서 코스피가 당장 추가 상승세를 타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 유동성 경색과 유가 추가 하락,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현실화 우려 등과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 기초여건을 훼손할만한 리스크 요인이 있다기보다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고려된 조정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이번 조정을 추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늦어도 주요 기업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되기 시작하는 7월이 되면 코스피 상승 흐름이 재개될 것이라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달 조정이 끝난 뒤에는 외국인에 이어 기관 투자자 주도의 상승장이 전개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동안 펀드 환매로 코스피 발목을 잡았던 모습과는 달리 기관이 하반기에는 증시에 본격적으로 가세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김용구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경기와 정책 환경, 실적과 가치평가 여건이 암시하는 현 장세의 본질은 상승장(Bull Market)"이라며 "조정 시 차익 시현보단 중장기 주도주 비중확대와 실적주 옥석 가리기의 호기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기조정의 안전지대로는 전통적 고배당주, 잠재적 배당 개선주, 우선주 등 배당투자 3종 세트를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피가 조정을 거치는 동안 시장의 관심은 코스닥으로 잠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코스피가 주춤하는 동안 코스닥이 상승세를 타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상태다.
그러나 기관은 연일 순매도에 나서고 있고 외국인도 순매수와 순매도를 반복하고 있어 추세적인 상승장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종우 센터장은 "코스피가 계속 오르는 동안 코스닥은 멈춰서 있어 가격 차가 많이 벌어졌기 때문에 코스피가 주춤하니 코스닥이 오를 차례라는 판단이 선 것"이라며 "결국엔 코스닥 움직임도 코스피를 따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발표와 2분기 실적 발표 사이에 있는 6월이 되면서 중소형주가 대형주 대비 강한 모습이 짧게 나타날 수 있지만 2분기 실적이 발표되기 시작하는 7월 이전까지만 나타나는 상황이고 아직은 추세적으로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염 연구원은 짧은 투자 시계를 가지고 있다면 최근 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는 중소형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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