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당국 동성애 인권행사 취소하기도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오는 7∼9일 중국 전역에서 치러지는 대입시험 가오카오(高考)를 앞두고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수험생들을 격리해 별도 시험을 치르기로 하면서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중신망에 따르면 산시(山西)성 린펀(臨汾)시 교육국은 현지 훙쓰다이(紅絲帶)학교의 에이즈 감염 수험생 16명에 대해 별도의 독립된 문과 이과 표준 고사장을 마련해 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현재 고사장에 필요한 영상 감시감독, 통신신호 차단 등 설비를 갖추고 시험감독 예행연습도 마친 상태다.
2004년 에이즈 전문병원에서 시작된 훙쓰다이학교는 중국내 유일한 에이즈 감염 학생들을 위한 교육시설로 2011년 정식 인가를 받았다. 현재 이 학교에는 전국에서 온 33명의 에이즈 학생들이 무상으로 기숙생활을 하고 있다.
남학생 11명, 여학생 5명으로 이뤄진 이들 수험생은 2006년부터 이 학교에서 학습 생활해온 학생들로 이번에 처음 가오카오를 치르게 된다.
린펀 지역에서는 1990년대말 에이즈 감염자 헌혈 및 수혈 사고로 대규모 에이즈 환자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중국 네티즌은 다양한 시각을 보였다. 일부는 "이런 전용 시험장을 만든 것 자체가 에이즈 환자에 대한 또다른 차별", "에이즈 환자를 백안시하는 태도가 담겨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대체로 에이즈 감염자의 인권에 대해선 무지한 태도를 보였다. 자세한 사정을 알지 못한 한 네티즌은 "그럼 과거 일반 학생들과 같이 시험을 치렀다는 말이냐"는 반응을 나타냈다.
아울러 "이들과 같이 대학 생활을 같이 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에이즈 인권운동을 해온 이 학교 궈샤오핑(郭小平) 교장은 "사회가 진보됐다고는 하지만 차별이 완전히 사라졌다고는 할 수 없다"며 "수험생들이 다른 학생의 눈길을 피해 시험 답안에 전력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에서 치러질 예정이었던 성소수자(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주제의 인권대회가 당국의 압력으로 취소되기도 했다.
홍콩 명보(明報)에 따르면 '스피크 아웃(Speak Out) 2017 시안 대회'를 준비한 주최자는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현지 당국이 "시안은 동성애 관련 행사를 환영하지 않는다"며 행사 취소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행사 스태프들은 당일 휴대전화를 압수당하고 일부는 8시간 가량 연락이 끊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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