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후협정 이탈에 비난 봇물…머스크 반발·이방카도 반대

입력 2017-06-02 11:51   수정 2017-06-02 15:59

美기후협정 이탈에 비난 봇물…머스크 반발·이방카도 반대

"역사적 실수", "21세기 최악 정책", "전례 없는 리더십 상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전격 선언하자 미국 내 민주당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권을 놓고 겨뤘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협정 탈퇴 결정이 "역사적인 실수"라고 비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는 기후변화 대응에 함께 나가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미국의 근로자들과 가족들을 뒤처지게 하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우리의 경제와 환경, 지정학적 입지 등에 대한 막대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면서 "21세기 최악의 정책 가운데 하나"라고 혹평했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섰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지금 이 순간에도 기후변화는 재앙적 손해를 끼치고 있다"면서 "우리는 미래 세대를 위해 지구 보호를 위한 노력으로부터 등을 돌릴 도덕적 정당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에서 파리협정과 관련해 주요한 역할을 했던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은 협정 탈퇴가 지구와 미래 세대에 미칠 피해와 미국의 권위에 가할 타격 등을 우려하며 격노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케리 전 장관은 성명을 통해 "전례에 없던 미국 리더십의 상실"이라면서 "미국을 고립시키고, 미국의 영향력과 일자리를 희생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내 정치권 뿐만 아니라 업계의 반발도 이어졌다.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기후변화는 현실이고, 파리협정을 떠나는 것은 미국이나 세계를 위해 좋지 않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선언에 반발해 백악관 자문위원직을 그만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정부 출범과 함께 경제자문위원회와 제조업일자리위원회 두 곳의 자문위원을 맡아왔다.

디즈니 CEO인 로버트 아이거도 탈퇴 발표 후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반면 기후협정 탈퇴를 '오바마 유산 지우기'로 여기는 공화당은 대체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반겼다.

트럼프 정권 내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협정 탈퇴 결정과 관련,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와 스콧 프루잇 환경보호청(EPA) 청장의 승리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곁에서 파리협정 탈퇴를 적극적으로 주장했다는 것이다.

반면, 개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은 파리협정 잔류를 주장한 측근들로 꼽았다.

한편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아 기후변화 대응에 힘써야 할 미국이 오히려 협정에서 탈퇴한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NYT는 현재 국가 전체적으로 미국이 중국에 이은 제2의 온실가스 배출국이지만, 과거를 통틀어서 보면 역사적으로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이라고 지적했다.

또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2014년)으로도 현재 미국은 중국의 2배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미국, 캐나다, 러시아, 일본, 독일, 중국, 영국, 프랑스, 멕시코, 브라질, 인도 순으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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