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내일 한미일 국방장관 연쇄회담서 북핵 공조 재확인
(싱가포르=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2일 싱가포르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도 핵심 주제가 될 전망이다.
이번 회의에서 한미일 3국은 국방장관 연쇄회담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고한 공조 의지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4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아시아안보회의에는 아시아태평양과 유럽 약 40개국의 국방장관, 군 고위 인사, 안보 전문가 등이 참석해 지역 안보 현안을 논의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20여명의 대표단이 참석한다.
아시아안보회의는 각국 대표가 주제발표를 하고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공개 본회의, 안보 당국자와 전문가들이 토론하는 비공개 특별세션, 국방장관 회담 등으로 진행된다.
오는 3일 예정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핵 위협'이라는 제목의 첫 번째 특별세션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등의 안보 전문가들이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한민구 장관,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일본 방위상은 한미일, 한미, 한일, 미일 연쇄회담을 하고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미국과 일본은 이번 연쇄회담에서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탄도미사일 발사를 계속하는 북한에 대해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보고누락 파문에 휩싸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에 대해 미국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매티스 장관은 사드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주한미군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보호하는 무기체계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최대한 빨리 완전한 작전운용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아시아안보회의에서는 올해 초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아태지역 외교·안보 구상도 주요 관심사다.
미국 대표인 매티스 장관이 3일 '미국과 아태지역 안보'라는 제목의 첫 본회의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어떤 구상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아태지역 구상은 불확실성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경우 아시아 중시 정책을 내걸고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안보 현안에서 중국과 날카롭게 대립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최우선 과제인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국의 협력을 끌어내고자 남중국해 문제에는 미온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4일에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해 중국의 반발을 초래한 바 있다.
미중 양국의 갈등 구도 속에 있는 아태지역 국가들은 매티스 장관이 이번 회의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구상을 명확하게 밝힘으로써 불확실성을 해소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는 올해 아시아안보회의에서도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열리는 '규범에 기반한 지역 질서 유지'라는 제목의 본회의와 '해양 분쟁 방지를 위한 실질적 대책'이라는 제목의 특별세션 등에서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 참가국들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비롯해 아태지역에서 중국의 부상으로 초래된 변화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지혜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회의 첫째 날인 이날 저녁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맬컴 턴불 호주 총리가 어떤 비전을 제시할 지도 관심사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아시아안보회의는 기본적으로 아태지역에서 미중 양국이 벌이는 대결 구도에서 진행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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