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 "제약회사 판촉이 의사의 특정 고가 약 처방에 큰 영향"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제약회사로부터 금품과 접대를 받는 암 전문의들이 해당 업체의 비싼 특정 암 치료약을 처방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UNC) 의대 부설 '라인버거 암 종합센터' 애런 미첼 교수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3일 시카고에서 개막하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17 연차총회'에서 발표한다.
제약회사의 의사 대상 판촉 활동과 여러 질병 치료 고가약 처방 간 상관관계를 밝힌 기존 연구결과는 여럿 있다.
미첼 교수팀은 전문성이 강한 암 전문의들의 이와 관련한 처방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치료제가 나와 있는 전이성 신장암과 만성 골수성 백혈병 두 가지 암에 이른바 특허가 만료되지 않아 훨씬 더 비싼 이른바 '브랜드 약'을 처방하는 비율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통상적 금품'을 받은 의사들이 신장암 치료제로 해당 회사의 특정 '브랜드 약'을 처방하는 비율이 금품을 전혀 받지 않은 의사들에 비해 평균 75% 더 높았다. 의사에 따라 23%에서 157%까지 다양했으나 처방률이 더 높은 추세 만큼은 일관되게 나타났다.
또 백혈병 치료약의 경우 금품을 받은 의사들의 브랜드 약 처방률이 평균 29% 더 높았다. 의사에 따라 13%에서 48% 더 높았다.
'통상적 금품'에는 컨설팅, 제약회사 주최 및 후원 콘퍼런스나 모임 참석을 위한 여행과 숙식, 식사 대접, 간식과 판촉물 제공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이 받은 액수는 신장암약의 경우 평균 566달러, 백혈병약은 평균 166달러였다.
연구팀은 "평균보다 적은 아주 소액을 받은 경우에도 이런 처방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제약회사에겐 금품지급이 아주 효과적인 판촉수단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미첼 교수는 "이상적으로는 치료 약과 방법 선택은 의학적 증거와 환자의 선호라는 두 가지 요인에만 근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물론 부작용이나 약효에 대한 생각이나 선호도가 달라 의사마다 처방이 다를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결과는 업계 금품지급 등 판촉행위가 특정 고가 암 치료제 처방에 미치는 영향이 큼을 시사하며 이해상충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동참한 UNC 약학 및 보건대학원의 스테이시 듀세치나 교수는 암 치료제의 경우 어떤 약보다 부작용과 금전적 부담이 큰 편이며, 제약회사의 판촉이 집중되는 최신 약일수록 가격이 비싸 환자와 보험기관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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