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지도자 석방 요구 시위 지속…일부 지역선 총파업도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일주일째 지속한 반정부 시위가 확산 양상을 보이자 영국 정부가 여행 경보를 내렸다.
2일 중동 언론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모로코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모로코의 저명한 시민단체 지도자 나세르 제프자피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7일째 지속하고 있다.
모로코 북부 항구도시 알호세이마에서는 이를 지지하는 총파업까지 진행되면서 전날 도심에 있는 가게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수천명의 알호세이마 시민은 매일 저녁 거리에 나와 제프자피의 석방을 요구하는 동시에 정권의 부패와 탄압, 높은 실업률, 지역 불균형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구 5만6천명의 알호세이마는 지난해 10월 한 생선 장수의 억울한 죽음으로 반정부 시위가 촉발한 리프 지역에 속한 도시이기도 하다.
당시 30대 초반의 생선 장수는 단속 공무원이 자신의 노점에서 압수해 쓰레기 트럭에 던진 생선을 꺼내려고 분쇄기에 몸을 던진 끝에 목숨을 잃었다.
이 사건은 모로코 전역에서 노점 단속 조치를 규탄하는 반정부 시위를 촉발시켰고 최근 당국의 제프자피의 체포는 시위대의 반정부 정서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모로코 풀뿌리 시민단체 '알히라크 알샤아비'(민중 운동)의 수장인 제프자피는 당국의 체포 영장이 발부된 지 나흘 만에 붙잡혔다. 이 단체의 다른 회원들을 포함해 약 40명이 체포돼 이 중 25명은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에는 알호세이마는 물론 모로코 최대 도시 카사블랑카와 수도 라바트, 탕헤르 등지에서도 "구금자들에게 자유를" 등의 구호 아래 정부를 규탄하는 연대 시위가 열렸다.
반정부 시위 흐름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영국 정부는 모로코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고 영국 익스프레스가 전날 보도했다.
영국 외무부는 자국 여행객들에게 모로코 방문에 관해 새로운 경보를 내렸다고 전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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