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중요한 시기에 큰 힘 되는 귀중한 승리"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지난해 7~8월 해커가 없을 때 정수민처럼 의외의 활약을 해주는 선수가 나와야 하는데…."
NC 다이노스의 김경문 감독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이같이 말하며 입맛을 다셨다.
NC는 지난해 순위 싸움이 한창일 때 에이스 에릭 해커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하는 대형 악재를 만났다.
하지만 혜성처럼 등장한 정수민이 해커의 부상 공백 기간 기대를 뛰어넘는 맹활약을 펼쳐준 덕분에 NC는 위기를 순탄하게 극복할 수 있었다.
NC는 올 시즌에도 비슷한 상황에 부닥쳐 있다. 외국인 투수 제프 맨쉽이 오른 팔꿈치 근육 손상 문제로 지난달 12일부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것이다.
김 감독은 맨쉽이 복귀할 것으로 기대되는 6월 중순까지를 '버티기' 기간으로 규정하고 '난세의 영웅'이 나타나길 고대했다.
이날 전까지는 난망이었다. NC는 앞서 선두 KIA 타이거즈와 주중 3연전에서 1승 2패를 거두고 서울로 올라왔다.
이 3연전에서 NC 선발 3명은 모두 조기에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1차전 선발로 나선 최금강은 3이닝 3실점 했고, 2차전 정수민은 3⅔이닝 5실점으로 일찍 강판당했다.
3차전 선발인 이재학 역시 2이닝 5실점 하며 선발이 모두 5이닝을 버텨내지 못했다.
2위 NC는 KIA와 이번 3연전에서 승차를 좁히길 바랐으나 오히려 2승을 내주며 격차는 4경기로 더 벌어졌다.
마지막 3차전에서 역전승을 거두긴 했으나 불펜 소모가 극심했다. NC로서는 여러모로 피해만 안은 3연전이었다.
하지만 이날 김 감독이 그토록 찾던 구세주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앞서 11경기에서 단 1승만을 거두는 데 그쳤던 신예 좌완 구창모였다.
구창모는 이날 LG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을 4피안타 4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고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2승(5패)째.
NC로서는 6연패 사슬을 끊고 2연승의 상승세로 돌아선 LG의 기선을 제압할 필요가 있었다. 그 역할을 구창모가 해냈다. 맨쉽이 빠진 선발진의 숨통을 틔워주는 귀중한 호투였다.
구창모는 이날 직구 최고 시속이 146㎞까지 나왔다. 들쭉날쭉했던 제구도 이날만큼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무엇보다 슬라이더가 예리하게 들어가며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해냈다.
NC는 구창모가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쳐준 덕분에 원종현(1⅓이닝)-김진성(1이닝)-임창민(1이닝) 등 '필승조' 3명으로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종료 후 김경문 NC 감독은 "중요한 시기에 선발 투수 구창모가 귀중한 승리를 따내서 팀에 큰 힘이 됐다"라며 승리 투수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구창모는 "5이닝을 목표로 던졌는데 팀이 이겨 좋다. 목표도 달성해서 기분이 좋다. 그동안 5회 이전에 내려가는 경기가 많아 불펜투수 형들에게 많이 미안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오늘 경기는 (포수) 김태균 형의 좋은 리드 덕분이다. 또 감독님과 코치님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힘이 났다"며 "이제 2승이지만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서 목표였던 '좌완 10승'을 달성하겠다. 젊은 패기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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