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기 1대로 나흘간 접종하고 실온서 백신 보관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유엔아동기금(UNICEF)과 세계보건기구(WHO)는 남수단 남동부의 한 마을에서 홍역 백신을 맞은 어린이 15명이 숨져 진상 조사를 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사고가 일어난 곳은 나코도코펠레라는 이름의 오지 마을로 300여 명의 5세 이하 어린이들이 홍역 백신을 맞았다.
WHO와 UNICEF는 남수단 백신이상반응조사위원회(AEFI)로부터 당시 접종을 했던 관계자들이 무자격자였고 백신 접종 교육도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보고서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나흘 동안 주사기 1대가 백신 접종 때 재사용됐고 백신도 적절한 냉장 시설이 없는 건물에 그대로 실온에서 보관됐다.
32명의 어린이는 고열, 구토, 설사 증세를 보였다가 회복됐다.
WHO 대변인은 "아프리카 현장에서 백신을 접종하는 지역 인력들은 WHO를 포함한 관련 기구의 교육을 받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며 "어떤 이유로 현장 교육이 생략됐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남수단 보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어린이들의 죽음을 깊이 애도한다"면서 "WHO 규정을 준수했으면 예방할 수 있는 비극이었다"고 말했다.
남수단은 계속된 내전으로 병원, 보건소 등이 대부분 파괴되면서 홍역과 콜레라 등 전염병이 계속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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