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지난주 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 열차에서 이슬람 혐오 위협에 맞서다가 흉기에 찔려 숨진 의인(義人)의 손가락에서 반지를 훔쳐 달아난 절도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2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에 따르면 조지 체제니(51)라는 용의자는 맥스 트레인 통근열차에서 살해된 전역군인 출신 공무원 리키 존 베스트(53)이 흉기에 찔려 쓰러졌을 때 그의 백팩과 결혼반지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포틀랜드 경찰국은 "베스트의 가족에게 매우 소중한 물품"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제러미 조지프 크리스천(35)이란 남성이 열차에 타고 있던 10대 여성 승객 두 명을 향해 인종과 종교를 헐뜯는 발언을 하며 소리를 지르자, 이를 보다 못한 승객 베스트와 털리신 머딘 남카이 미셰(23), 마이카 데이비드-콜 플레처(21)가 제지에 나섰다가 크리스천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베스트와 미셰가 숨진 것으로 미 전역의 관심을 끌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슬람 혐오로 인해 촉발된 살인 사건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체제니는 베스트가 쓰러진 뒤 혼란한 틈을 타 그의 손가락에서 반지를 빼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절도범은 포틀랜드 시내 노숙촌에서 검거될 당시 베스트의 반지를 끼고 있었다.
앞서 경찰은 살인 사건이 발생한 열차에서 한 남성이 물건을 훔치는 장면을 찍은 CCTV 영상을 공개했다.
한편, 베스트와 미셰를 살해한 크리스천은 법정에서 "내가 찌른 사람들이 죽길 바란다. 나는 행복하다"는 등의 발언을 내뱉어 비난받았다.
크리스천은 "미국의 적들에게 죽음을. 그들에게는 테러리즘이지만 내게는 애국주의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크리스천은 1급 살인을 포함해 9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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