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협정 탈퇴한 트럼프 '지구촌 왕따'로

입력 2017-06-03 09:22   수정 2017-06-0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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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협정 탈퇴한 트럼프 '지구촌 왕따'로

"우린 남는다" 국내외 결의 봇물 터지듯

中-EU '녹색동맹'…美각계 유엔과 별도협약 추진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폭넓은 반대에도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라 안팎에서 모두 외면받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지방정부가 백악관의 결정을 무시하고, 유럽과 중국은 기후변화 대응 리더십 장악을 위한 '녹색동맹'을 강화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을 고립시키려는 움직임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미국 시장 30명, 주지사 3명, 대학 총장 80여 명, 기업 100여 곳은 단체를 결성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 상관없이 파리협정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취지에서 유엔과의 협상을 추진한다.

이 단체를 후원하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고 나서 "미국 도시, 주, 대학, 기업들은 2025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05년 대비 26% 줄이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목표를 유엔에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미 절반 이상 왔으며, 워싱턴의 지원이 없어도 우리는 발전에 속도를 낼 수 있다"며 "미국 정부는 협정을 탈퇴할 수 있지만, 미국인들은 계속 협정을 지킨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기후변화 대응 리더십은 연방 정부로부터 지방정부, 학계, 업계로 이동했다는 게 블룸버그 전 시장의 설명이다.

블룸버그 전 시장이 운영하는 블룸버그 자선재단은 파리협정 이행에 앞으로 2년간 1천400만 달러(약 157억 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민주당 소속 미국 주지사들과 60개가 넘는 지역 시장들도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과 무관하게 파리협정을 계속 준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파리협정 유지를 위한 '미국 기후 동맹' 결성을 발표하면서 다른 주의 동참을 촉구했다.


에릭 가세티 로스앤젤레스 시장이 이끄는 기후변화대책 시장회의(MNCAA) 소속 동료 시장 60여 명도 재생 에너지 분야에 투자를 늘리는 등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지도자들도 한목소리로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협정 탈퇴 선언을 비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면서 그 결정이 "우리를 막을 수 없다"고 맞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영어로 한 생방송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미국은 물론 지구의 미래에 실수"라고 비판했다. 그는 프랑스어 연설에서도 "미국은 세계에 등을 돌렸지만 우리는 미국인들에게 등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벨기에를 방문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만나고 나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미국의 탈퇴 결정이 큰 실수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ric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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