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촌 옛말' 주먹다짐에 살인까지…'층간소음' 심각

입력 2017-06-03 09:26  

'이웃사촌 옛말' 주먹다짐에 살인까지…'층간소음' 심각

상담 4건 중 1건 '갈등 심각'…"제삼자 중재 필요"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층간소음에 따른 이웃 간 복수와 주먹다짐, 살인이 끊이질 않는다.


지난달 29일 강원 춘천에서 위층에 사는 60대를 살해하고, 이를 말리던 그의 아버지에게 중상을 입힌 피의자 이모(50) 씨는 "평소 층간소음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오던 중 술에 취해 범행했다"고 털어놨다.

한 달 전 건물 1층 원룸으로 이사 온 이 씨는 위층에 마련한 신당에 신도들이 자주 드나들었던 탓에 평소에도 층간소음 문제로 마찰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술에 취해 이성을 잃고 폭발한 감정은 살인으로 이어졌다.

피해자들은 사건 발생 사흘 전부터 2층 신당에서 3개월 전 숨진 가족을 위한 천도재를 지내다 변을 당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8일 경북 포항에서는 위층에 사는 이웃이 층간소음을 따진다는 이유로 되레 이웃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목을 졸라 폭행한 40대 중국 교포와 한국인 여성이 입건됐다.

지난 4월 광주에서는 이웃의 차량을 수차례 걷어차는 소심한 복수를 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고, 부산에서는 주먹다짐을 벌인 두 남성 모두 입건됐다. 모두 층간소음이 화근이었다.

지난해 7월 경기 하남에서는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던 위층 60대 노부부에게 흉기를 휘둘러 아내는 숨지게 하고 남편에겐 중상을 입힌 30대가 구속됐다.


층간소음 분쟁을 중재하는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2012년부터 올해 3월까지 접수된 상담신청 건수는 총 9만2천959건이다. 하루 평균 74건, 월평균 1천524건이다.

2012년 8천795건에서 2013년 1만8천524건으로 2배 이상 늘어난 이후 매년 2만 건가량 접수된다. 올해도 3월까지 6천226건의 상담신청이 들어왔다.

이 중 이웃 간 갈등이 심해 현장진단을 요구한 경우는 2만3천444건(25.2%)이다. 나머지는 전화·인터넷 상담이다.

층간소음 상담 4건 중 1건은 제삼자의 개입이 필요할 정도로 갈등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층간소음 원인은 아이들 뜀·발걸음이 71.9%로 압도적이다. 망치질(3.9%), 가구를 끌거나 찍는 행위(3.3%), 가전제품(3.1%), 악기(1.9%) 등이 뒤를 잇는다.

공사비 절감을 이유로 소음 차단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거나 주택건설 기준을 따르지 않는 건물도 문제지만, 기본적으로 소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아이들에게 실내생활 예절에 대해 교육하는 것도 필수다.

층간소음 분쟁은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사례가 많아 아파트 자체적으로 분쟁을 예방하고,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맞춤형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층간소음이 갈등이 발생하면 관리사무소를 통해 중재하지만, 권고 정도일 뿐 실질적인 해결은 되지 않아 이웃사이센터까지 현장진단을 요청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이웃사이센터에서 실제로 나가 보면 이미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경우가 많아 소음측정도 하고 당사자들을 따로따로 상담하며 요구사항을 수렴해 조율해나간다.

이웃사이센터 관계자는 3일 "당사자들끼리 해결하려고 하면 이견을 좁히기가 어렵다"며 "갈등이 깊어지지 않도록 관리사무소나 지자체 이웃사이센터 등 제삼자의 도움을 받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conany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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