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외지출액 17만원이상 보고하라"…유커 해외소비 '비상'

입력 2017-06-0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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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해외지출액 17만원이상 보고하라"…유커 해외소비 '비상'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이 오는 9월부터 해외에서 17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거래에 대해 일일히 당국에 통보하도록 했다. 중국인들의 해외관광 소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일 중신망에 따르면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9월 1일부터 중국에서 발행된 은행 카드로 해외에서 1천 위안(16만5천원) 이상의 현금을 인출하거나 이체하는 거래에 대해서는 각 금융기관이 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각 은행들은 일간 기준으로 1천 위안 이상의 해외 거래내역을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유니언페이(銀聯·인롄)를 포함한 은행 카드는 중국인들이 해외 여행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불수단이다. 지난해 중국내에서 개인이 지참한 은행 카드가 해외 거래 총액은 1천200억 달러(135조원)에 달한 것으로 외환관리국은 파악하고 있다.

세계관광기구(UNWTO)의 지난 4월 보고서에서도 중국인들은 지난해 1억3천500만명이 해외에 나가 미국보다 두배 많은 2천610억 달러(298조원)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2천 달러를 지출하는 셈이다.

중국 외환관리국은 "은행 카드의 해외사용 관련 통계를 완비하고 거래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금융기관에 은행 카드 해외 거래정보 보고에 관한 통지를 하달했다.

외환관리국 측은 국제적으로 반(反) 돈세탁, 테러 자금 색출, 탈세 대처 분야에서 협력 요청이 늘어남에 따라 금융거래의 투명도와 통계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지시가 은행 카드의 해외사용에 대한 외환정책의 조정과 관련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개인은 별도로 해외지출액을 신고할 필요가 없으며 앞으로도 개인의 합법적이고 편리한 은행 카드 해외사용을 지지하겠다는 것이다.

유니언페이 소지자가 해외에서 인출할 수 있는 상한선은 하루 1만 위안, 연간 10만 위안으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이번 조치도 중국 당국의 자본유출 통제와 관련돼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중국은 2015년 말부터 자금의 해외유출을 막고 위안화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해외기업 인수·합병(M&A)이나 거대 투자를 억제해왔다.

이에 따라 은행 카드의 해외사용도 통제를 받기 시작했다.

지난 3월엔 중국인이 홍콩에서 부동산 거래를 위해 유니언페이로 자금을 이체하는 것을 금지했고 지난해 12월엔 유니언페이 소지자가 마카오에서 인출할 수 있는 상한액을 종전의 절반인 610달러(68만원)으로 줄였다.

중국 당국은 아울러 해외에서 지출되는 자금의 상세 내역을 파악하려 하고 있다.

원빈(溫斌) 중국 민성(民生)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당국이 자금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중국인들의 해외지출액과 사용 습성에 대한 총체적인 데이터를 얻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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