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 된 민주 "실력 갖추자"…공부 모임 활발

입력 2017-06-04 05:00   수정 2017-06-04 10:31

집권당 된 민주 "실력 갖추자"…공부 모임 활발

의원모임 '더좋은미래'·원내 '중진자문委' 등 회의 잇따라

우원식 "집권여당으로서 한목소리 내려면 관료 설득할 실력 갖춰야"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9년 간의 야당 생활을 마친 더불어민주당이 명실상부한 '집권여당'으로 변모하기 위한 준비가 안팎으로 한창이다.

여당으로서 정책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인식에 따라 개별 의원들 사이에서 공부모임이 활발히 열리는가 하면, 당내에서도 중진자문위원회가 가동되는 등 다양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4일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내 개혁성향 전현직 의원 50여명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최근 정기총회를 열어 유은혜 의원을 책임운영간사로 선출하고 활동을 재개했다.

더좋은미래는 오는 7일 오전 첫 회의를 열고 새 정부 정책방향 등을 주제로 논의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더좋은미래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 초기에 안착할 수 있도록 국민과 약속한 공약 부분을 어떻게 구체적인 정책으로 만들어나갈지 서포트하는 역할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선을 치르는 동안 주춤했던 당내 스터디그룹인 '더불어미래구상'도 다시 기지개를 켠다.

초선의원 약 15명이 참여하고 있는 더불어미래구상은 금주 첫 회의를 소집해 대선 과정을 평가하고 여당으로서의 정책 구상 등을 토의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국회 과학기술정책연구모임' 등 다양한 당내 그룹별로 논의가 활발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민주당이 야당으로서 줄곧 정부의 정책방향을 비판하고 견제해왔다면, 이제는 정부와 함께 직접 정책을 설계하고 입안·추진해야 하는 입장으로 바뀐 만큼 이를 뒷받침할 실력을 갖춰야만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특히 최근 일자리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위한 첫 당정협의가 열린 데 따라 정부와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지도 고민이다.

여당으로서 정부 정책에 힘을 실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필요시 때로는 견제하면서 당의 입장을 관철해낼 수 있으려면 결국은 정책 역량을 강화해야만 한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미래구상에 몸담고 있는 김영진 의원은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야당으로서 비판에 목소리를 높여왔다면, 이제는 여당으로서의 정체성에 맞게 정책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정부 쪽의 의견을 고려하고 존중하는 가운데서도, 당의 철학과 정책을 관철시켜나가는 것이 여당의 역할이다. 상임위에서의 정부 보고나 당정협의에서 어떤 자세를 취할지 의원들의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우 원내대표가 원내 '중진자문위원회'를 구성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정부 정책결정에 당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경륜을 갖춘 중진의원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5선의 원혜영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중진자문위는 오는 8일 정책 현안을 의제로 첫 조찬간담회를 열고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중진자문위 간사인 박경미 의원은 "앞으로 열릴 당정협의 등에 대비해 주요 정책 이슈에 대해 머리를 맞댄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또 다양한 당정협의 채널에 초선 의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우 원내대표는 "정부와 관계설정에 있어 과거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 때의 경험 때문에 말 하나, 행동 하나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이런 것을 극복하고 책임있는 집권여당으로서 한목소리를 내려면 관료를 설득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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