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영상 봤는데 동의 못해"…배경·음악·글씨체까지 패러디해 조롱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외무부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파리 기후협정에 대한 주장들의 사실관계를 점검한 '팩트체크' 영상을 제작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외무부는 특히 백악관이 "파리 협정이 미국에 해가 된다"고 주장한 영상의 음악과 배경, 글씨체까지 그대로 차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을 조롱해 화제가 되고 있다.
프랑스 외무부는 2일(현지시각) 백악관의 파리 협정에 대한 주장을 반박하는 영상(https://tinyurl.com/y9vs8775)을 제작,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SNS) 공간에 배포했다.
파리 기후협정이 미국의 경쟁력과 일자리를 해치고 오바마 정부가 잘못 협상한 탓에 미국에 거의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백악관의 주장에 대해 프랑스 외무부는 "우리도 백악관의 파리 협정에 대한 영상을 봤는데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외무부는 "그래서 우리가 바꿔봤다"면서 "엑손모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들도 파리 협정이 미국의 일자리를 해칠 거라는 주장에 반대하고 있고, 매사추세츠공대(MIT)도 인류가 탄소배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재앙적인 결과가 초래된다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영상은 백악관 영상의 형식을 그대로 차용해 영어로 제작됐으며, 미국의 파리 협정 탈퇴 선언 직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영어 연설에서 사용한 "지구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ke our planet great again)는 해시태그도 담았다.
이 구절은 트럼프가 자주 쓰는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패러디한 것이다.
프랑스 외무부의 이번 패러디 영상은 미국의 파리 협정 탈퇴 선언 직후 나온 프랑스의 미국에 대한 두 번째 공격이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1일 밤(파리현지시간) 영어 연설을 통해 "미국의 역사적인 실수"라고 공격하고 "미국의 과학자, 공학자, 기업인, 시민들은 프랑스로 와서 우리와 함께 기후변화 해법 마련을 위해 함께 일해보자"고 제안했다.
프랑스 대통령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영어로 연설한 장면은 순식간에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전 세계 네티즌들이 공유하는 등 화제가 됐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