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포스트 심상정·노회찬' 세대교체 준비

입력 2017-06-04 07:45  

정의당, '포스트 심상정·노회찬' 세대교체 준비

심상정 당권 불출마 선언…노동중심 정체성도 변화 모색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진보정당이 '포스트 심상정·노회찬' 체제 준비에 돌입했다.

지난 10여 년간 진보정치의 '쌍두마차'였던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를 대신할 간판인물들을 찾는 점진적 세대교체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세대교체 논의는 심 대표가 내달 예정된 차기 당 대표 선거에 불출마하기로 하면서 촉발됐다.

노회찬 원내대표가 최근 원내대표직을 연임하기로 했지만, 내년에는 다른 초선의원에게 자리를 넘겨주는 게 확실시된다.

그동안 심 대표와 노 원내대표는 민주노동당이 17대 총선에서 10석을 얻어내며 원내에 진입한 뒤 분당과 합당 등의 우여곡절 과정에서도 굳건하게 진보정당의 간판 자리를 지키며 대중화를 견인했다.

지난 대선에선 심 대표가 '심블리'라는 애칭을 얻으면서 민주당의 사표론 공세 속에서도 6.2%의 득표율을 올렸다.






그러나 이들의 바통을 이을 차세대 리더를 육성하지 못한 것은 진보정당의 주요 고민 중 하나였다.

한때 진보정치 진영에선 통합진보당 이정희·김재연 전 의원 등이 이들의 뒤를 이을 인물로 주목받았지만, 이른바 'RO'(혁명조직) 사태와 통진당 해산 판결로 대중 정치에서 멀어졌다.

또한, 정의당 김종철 원내대표 비서실장 등 90년대 초반의 대표적인 학생운동권 출신들은 아직 주축으로 부상하지 못했다. 민노당 대변인을 지냈던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도 분당과 통합의 지난한 과정에서 진보정당을 떠났다.

2015년 당시 37세로 정의당 대표 선거에서 세대교체론을 들고나오며 돌풍을 일으켰던 조성주 전 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소장은 올해 초 탈당해 서울시로 자리를 옮겼다.

이 때문에 정의당 내부에선 차세대 대중 정치인 육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차기 당대표 선거에는 51세의 이정미 의원과 47세의 박원석 전 의원이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은 세대교체와 함께 변화하는 진보정치의 지형 및 지지층 구조 속에서 새로운 가치 지향점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정의당 한 관계자는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당원의 60%는 과거 민노당, 진보신당, 참여당 출신 당원이 아니라 최근 몇 년 간 새롭게 등장한 진보정지 지지자"라며 "지금까진 노동중심성이 강했지만 새로운 모색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과거 노동자와 학생운동권 출신들이 주요 지지층을 형성했다면, 최근 청년층 위주의 지지층이 새롭게 당원으로 유입됐다는 것이다.

이런 탓에 정의당의 7월 전국동시당직선거에서 주요 아젠다는 청년 대표성의 강화와 진보가치 재정립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당이 내년 개헌 과정에서 선거구제 개편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진보정치 지지층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기존 거대 정당에 유리한 선거제로는 진보정당의 원내 및 지방의회 진출에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정의당이 전환기에 들어선 가운데 각종 진보계열 정치그룹도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여건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통합진보당 내 울산연합계열로 분류됐던 무소속 윤종호·김종훈 의원은 정치단체인 민중의꿈을 만들어 진보정당의 통합을 시도하고 있지만 요원한 형국이다.

통합진보당 당권파 일부가 중심이 된 민중연합당은 지난해 총선에 이어 대선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노동당과 녹색당은 지난 대선에서 아예 후보를 내지 못했고, 노동자 계급 중심의 전위정당을 시도하는 사회변혁노동자당은 대중정치와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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