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서 최순실 모녀 재회 시도 전망…수사에 영향 줄까
검찰, '증거인멸' 우려 들어 최씨 면회 금지 신청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덴마크에서 강제송환되면서 체포까지 됐지만, 구속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정유라(21)씨가 두 돌된 아들을 곧 한국으로 데려올 것으로 전해져 향후 행보와 검찰 수사, 재판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정씨의 아들은 조만간 한국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정씨가 덴마크에서 체포·구금된 이후 아들은 보모와 함께 생활했다. 귀국길에도 보모가 동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어머니 최순실(61)씨 소유인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으로 돌아간 정씨는 변호인을 만나 앞으로의 수사 대응과 아들 귀국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 측 권영광 변호사는 "어차피 보호자가 한국에 있는 상황 아니냐"며 아들의 귀국 가능성을 언급했고, 정씨도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최대한 빨리 데려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아들이 귀국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씨는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최씨를 보러 가겠다는 뜻도 밝혀 '3대 재회'의 가능성이 열렸다.
정씨는 전날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어머니가) 보고 싶죠. 당연히"라며 면회 계획을 밝혔다.
'최순실 게이트' 촉발로 최씨가 지난해 10월 귀국한 이후 변호인 등을 통해 정씨에게 의사를 전달하는 등 간접적으로 연락을 취해왔으나 얼굴을 맞댄 적은 없다.
정씨가 귀국해 체포 상태일 때 최씨와 같은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됐지만, 공범 접촉을 철저히 차단하는 방침에 따라 만날 수는 없었다.
정씨가 모친 면회를 할 경우 최씨 귀국 이후 첫 대면이 되는 만큼 이들의 만남에서 오가는 대화가 검찰 수사나 법원 재판 대응 방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검찰이 이를 순순히 허용할지는 미지수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20일 최씨를 구속기소 하면서 증거인멸을 우려해 최씨가 변호인 외에 다른 사람을 만나지 못하도록 법원에 일반 면회 금지를 요청해 받아들여졌다.
법원은 4개월간 면회 금지를 이어가다 올해 4월 1일부터 최씨가 가족이나 지인 등을 만날 수 있도록 일반 면회를 허용했다. 증인 조사 등이 마무리됐고 관련 재판 심리도 상당히 진행됐다는 점 등이 반영된 조처다.
그러나 이번에 정씨가 전격 입국하면서 검찰이 다시 재판부에 '변호인 외 접견·교통 금지' 신청을 낼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씨 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이 있는 데다 아직 추가 혐의 수사가 덜 이뤄진 상태여서 두 사람이 말을 맞추고 증거인멸을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때문이다.
어쨌건 정씨가 아들을 데려오고 모친을 만나는 등 보폭을 서서히 넓히는 상황이 향후 여론이나 사법부의 판단 등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주목된다.
법원이 정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제시한 사유 중에는 최씨가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고 덴마크에 아기를 남겨두고 온 점 등 '가족관계'와 관련된 부분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난 검찰은 정씨의 영장 재청구 여부를 놓고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법원이 "범죄 가담 경위와 정도, 기본적 증거자료들이 수집된 점 등에 비추어 현시점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힌 기각 사유를 면밀히 분석하면서 대응 논리를 가다듬고 보강 수사를 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이 영장을 다시 청구해 만약 정씨가 구속되면 구치소에서 아들을 직접 돌볼 수는 없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수용자가 교정시설에서 아이를 양육할 수는 있으나 생후 18개월까지만 허용되는데, 정씨의 아들은 생후 24개월(2015년 5월 출생)이기 때문이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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