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관광객 몰리는 런던명소라 '소프트타깃 테러'
테러범들 8분만에 진압됐으나 무방비 탓 사상자 수십명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3일(현지시간) 최소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차량·흉기 테러가 일어난 영국 런던의 런던 브리지와 버러 마켓은 시민과 관광객들로 붐비는 명소다.
런던 브리지는 런던 도심을 가로지르는 템스 강을 건너는 다리다. 1729년 퍼트니 브리지가 생기기 전까지는 이 강을 건너는 유일한 다리였다.
로마 시대 로마인들이 처음 세운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홍수와 급류 등으로 다리가 무너지거나 떠내려가 여러 번 개축하는 수난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1973년 3월 콘크리트와 철강으로 만든 총 길이 269m, 폭 32m의 지금의 다리가 완성됐다.
동요 '런던 다리가 무너진다네'(London bridge is falling down)의 배경으로 유명하며, 차량뿐 아니라 걸어서 강을 건너는 시민과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런던 브리지에서 도보 약 5분 거리에 있는 버러 마켓은 런던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재래시장으로 꼽힌다. 2014년에는 개장 1천 주년을 맞았다.
오랫동안 런던의 식탁을 책임진 식품 도소매 시장으로 아침마다 과일과 채소 등을 사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현지인뿐 아니라 관광객도 많이 몰리는 관광지로도 자리 잡았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런던 브리지와 버러 마켓 일대가 도시의 부활과 통합을 상징하는 지역이라고 소개했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동네였다가 지난 20여 년간 음식점과 관광명소가 밀집한 활기찬 곳으로 변신했으며, 여러 관광지와 가까워 호텔도 많이 들어섰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런던 브리지와 버러 마켓을 노린 공격은 최근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잇따르는 이른바 '소프트 타깃' 테러 흐름과 일맥상통한다.
극단주의자들은 상대적으로 보안이 허술한 열린 공간에서 관광객 등 무방비 민간인을 공격해왔다.
이날 테러도 토요일 밤의 여유를 만끽하는 보행자들이나 번화가 취객들을 겨냥해 자행됐다.
지난달 22명이 목숨을 잃은 맨체스터 공연장 테러가 발생한 지 12일 만인 지난 3일 밤 런던 브리지와 버러 마켓에서 승합차와 흉기를 이용한 테러가 벌어져 6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다쳤다.
최근 테러 경보를 강화한 영국 당국은 테러 신고를 받은 지 8분 만에 상황을 종료시켰으나 워낙 무방비로 노출된 지역이라 피해가 컸다.
런던 응급구조대(LAS)는 이날 오후 10시 7분께 런던 브리지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했으며 10시 16분께 현장에 도착해 용의자 3명을 사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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