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꿈' 이룬 한국오픈 챔피언 장이근

입력 2017-06-04 19:36  

'아버지의 꿈' 이룬 한국오픈 챔피언 장이근

22년 전 부친이 클럽챔피언 오른 골프장에서 우승




(천안=연합뉴스) 권훈 기자= "아버지 손에 이끌려 골프채를 잡았다. 코치도 따로 없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께 배웠다."

4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파71)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장이근(24)의 골프 인생은 아버지 장오천(62)씨와 떼려야 뗄 수 없다.

장 씨는 이른바 '아마추어 골프 고수'다. 10개가 넘는 골프장 클럽챔피언 트로피를 갖고 있다.

한국오픈이 열린 우정힐스 골프장에서도 1995년 클럽챔피언에 올랐다.

장 씨는 지금도 챔피언티에서 70대 중반 타수를 적어낸다.

장이근은 "지금도 내기를 해서 두둑한 용돈을 주신다"고 웃었다.

골프를 워낙 좋아한 장 씨는 아들 넷 가운데 셋을 골프 선수로 키웠다. 장이근은 "둘째 형은 골프를 중간에 그만뒀지만 셋째 형과 나는 프로 선수가 됐다"고 말했다.

장이근은 어릴 때부터 골프는 아버지 장 씨에게 배웠다. 그는 "골프에 관한 건 모두 아버지한테 배웠다"면서 "골프 기술뿐 아니라 경기에 임하는 정신 자세와 경기 운영까지 모두 배웠다"고 말했다. 아버지 장 씨 덕에 장이근은 따로 코치를 두지 않는다. 전문 코치에게는 필요할 때 원포인트 레슨 정도만 받는다.

아버지 장 씨는 우정힐스 골프장 공략법도 전수했다. 5번홀(파5)에서는 절대 핀을 넘겨서 치면 안 된다는 등 아주 세밀한 팁을 귀띔했다.

장이근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유학을 떠났다. 아들을 세계적인 골프 선수로 키우고 싶었던 아버지 장 씨의 뜻에 따른 것이었다.

장 씨는 "이근이가 우승해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미국에서 초, 중 고교를 다닌 장이근은 명문 대학 USC에 입학했지만 프로 골프 선수로 나서려고 1년 만에 학업을 중단했다. 휴학 상태지만 사실상 중퇴한 것이나 다름없다.

2013년 미국프로골프투어(PGA)가 중국과 손잡고 창설한 PGA 차이나투어가 장이근의 첫 프로 무대였다. 그곳에서 PGA투어 진출을 노렸지만 여의치 않자 그는 아시아 무대로 눈을 돌렸다.

원아시아투어와 아시아프로골프투어 출전권을 차례로 딴 그는 올해 대만에서 열린 잉더 헤리티지에서 아깝게 우승을 놓치며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수준급 선수로 인정을 받았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나흘 내내 견고한 플레이를 펼쳤다.

1, 2라운드에서 이틀 연속 60대 타수를 친 데 이어 코스 난도가 확 높아진 3라운드와 4라운드에서도 이틀 연속 1언더파씩 쳤다.

나흘 내내 언더파 스코어를 지킨 선수는 장이근 혼자다.

장이근은 한때 선두를 달리다 14번홀(파4) 더블보기에 이어 15번홀(파4) 보기로 3타를 잃어 우승 경쟁에서 밀리는 듯했다.

장이근은 "아직 세 홀이 남았으니 끝난 게 아니라고 자신을 다독였다"고 말했다. 또 "장갑 벗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라고 늘 강조하신 아버지 말을 따랐다"고 털어놨다.

장이근은 아직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원이 아니다. 회원이 되려면 프로 자격 테스트를 봐야 하지만 응시한 적이 없다.

그는 "하고는 싶었는데 아시아투어를 뛰다 보니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면서 "이제 5년 동안 시드를 받았으니 한국 대회에 자주 나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장 8일부터 시작하는 데상트 코리아 먼싱웨어 챔피언십에 꼭 출전하겠다고 공언했다.

장이근의 꿈은 역시 PGA투어다.

장이근은 "가을에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하겠다"면서 "이번 우승으로 어릴 때부터 동경하던 디오픈 무대에 서게 돼 엄청나게 설렌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드라이버 거리가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이근은 "거리가 모자라지는 않지만 PGA투어에서 뛰려면 더 늘리고 싶다"면서 "아버지를 닮아 쇼트 아이언을 잘 치는 편"이라고 자평했다.

kh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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