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행사장 옆자리 美플린과 제대로 대화 안했다"(종합)

입력 2017-06-0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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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행사장 옆자리 美플린과 제대로 대화 안했다"(종합)

美NBC 방송 인터뷰서 미-러 내통 의혹 핵심 인물과의 관계 부인

"美 대선 개입안해, 미국이 타국 선거 개입…美 선거제도 바꿔야"



(뉴욕·모스크바=연합뉴스) 이준서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러시아 커넥션' 핵심인물로 꼽히는 마이클 플린 전(前)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특별한 개인적 접촉이 없었다고 주장했다고 미 NBC방송이 4일(현지시간)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 진행을 맡았던 NBC방송 여성앵커 메긴 켈리와의 별도 인터뷰에서 "당신과 나는 어제 저녁 처음으로 만났고, 오늘도 종일 같이 일했으며 지금도 이렇게 다시 만나고 있지 않느냐"면서 "나와 플린 전 보좌관과의 관계보다 당신과의 관계가 훨씬 더 가깝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관영 국제 TV방송인) RT 개국 기념 행사에 참석했을 때 옆자리에 어떤 (미국인) 신사가 앉아 있었다"면서 "나는 연설 뒤 그와 잠깐 어떤 얘기를 나눴고 곧이어 자리를 떠났다. 그와 거의 제대로 얘기를 나누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중에야 누군가가 내 옆자리에 앉았던 사람이 한때 미국 정보기관에서 일했던 사람이라고 알려줬다고 소개했다.

플린 전 보좌관은 2015년 12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관영 TV방송 RT 개국 기념 행사에 참석했으며, 만찬에서 푸틴 대통령의 옆자리에 앉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러시아 유착' 논란이 불거졌다.

플린은 당시 강연 대가로 약 4만5천 달러(약 5천만 원)를 러시아 측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플린은 지난해 미 대선 운동 기간 트럼프 진영과 러시아 간 내통 의혹 수사의 핵심 대상이 돼 있다.

2012∼2014년 미 국방부 국방정보국(DIA) 국장을 지낸 3성 장군 출신의 플린은 올해 1월 출범한 트럼프 정권의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에 올랐으나 지난해 연말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와 여러 차례 접촉하며 대러 제재 해제 문제를 논의한 데다 이런 사실을 상부에 거짓 보고까지 한 점이 드러나 취임 3주 만에 경질됐다.


푸틴은 러시아가 플린의 치부를 보여줄 비방자료를 갖고 있다는 보도들에 대해서도 "또다른 헛소리일 뿐"이라고 격하게 부인했다.

푸틴은 이어 러시아의 지난해 미국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질문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미국이 오히려 세계 각국의 선거에 간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 대선에 개입할 필요가 없었다면서 "대통령은 왔다 가고 집권당도 바뀌지만 국가 기본 정책 방향은 바뀌지 않는다. 크게 보면우리에겐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든 상관없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대충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러시아는 다른 나라의 선거에 개입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누군가가 어떤 식으로든 (타국의) 선거에 개입하려 하더라도 미국은 이에 대해 기분 나빠할 필요가 없다. 당신들이 지속해서 (타국 선거에) 개입하고 있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에 진 세력이 누군가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선거인단의 투표가 유권자들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미국 선거제도를 바꿔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부패와 야권 탄압에 대한 켈리의 질문에 "미국은 러시아에 그런 질문을 할 권리가 없다"면서 "(러시아 내)정치 갈등을 조장하기 위해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흥분했다.

한편, 보수성향 보도 전문채널 폭스뉴스의 '간판앵커'로 활약했던 켈리는 지난 1월 폭스뉴스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NBC방송으로 이적했다. 러시아어-영어 통역으로 진행된 이번 인터뷰는 NBC방송으로 옮긴 켈리의 첫 인터뷰 보도다.

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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