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이트 환경청장 "파리협정 탈퇴는 올바른 결정"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전 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놓고 전·현직 고위 인사들이 거친 설전을 벌였다.
존 케리 전 미 국무장관은 세계 환경의 날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미 NBC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더 나은 협정을 위한 협상을 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O.J. 심슨이 '진범'을 찾겠다고 나서는 격"이라며 진정성이 전혀 없는 발언이라고 공격했다.
미국프로풋볼(NHL) 스타 출신인 심슨은 부인 살해 혐의로 오랜 재판 끝에 1995년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많은 미국인은 여전히 그가 진범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수장이던 케리 전 장관은 기후변화를 '거짓'이라고 인식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더 나은 협정'을 위해 협상할 생각은 추호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빌 클린턴 정부 시절의 앨 고어 전 부통령은 폭스뉴스에 나와, 파리협정에 대해 "전 세계의 기업과 산업, 시민사회 및 국가에 아주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파리협정은 '열차가 곧 출발하니 모두 탑승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데 있어 성공적인 노력을 했다"며 "미국은 이 열차에 탑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고어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협정 탈퇴 선언 당일 "무모하고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환경 분야 '오른팔'인 스콧 프루이트 환경보호청(EPA) 청장은 이 같은 야권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차단막을 쳤다.
프루이트 청장은 미 NBC방송 인터뷰에서 "파리협정 탈퇴 결정은 미국을 위해 올바른 것"이라며 "정치적인 결정이 전혀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 결정은 일자리와 경제, 환경 측면에서 미국을 위해 옳은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프루이트 청장은 미국민을 위한 '더 나은 협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강조하며 "파리협정은 아니다"라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반(反)환경론자'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직 시절에는 기후변화 구상의 하나로 추진된 화력발전소 온실가스 감축 의무화를 저지하기 위한 집단소송을 주도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그가 지난 1월 트럼프 정부의 초대 환경청장에 지명되자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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