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연구팀이 장수에 관계하는 유전자의 특징을 찾아냈다. 100세가 넘도록 장수하는 사람들은 암이나 뼈에 관계하는 유전자에 특징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성과가 장수의 메커니즘 규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가 진전되면 장수에 도움이 되는 약품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쿄도(東京都) 건강장수의료센터와 게이오(慶應)대학 연구팀은 장수자 1천여 명의 유전정보를 모아 일반인과 비교한 연구에서 장수자의 유전자에는 암과 뼈에 관계하는 유전자에 특징이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5일 보도했다.
사람의 장수에는 적당한 운동과 영양 등 생활습관이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지만 타고난 유전자도 20~30%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95세 이상의 고령자(대부분 100세 이상) 530명과 79세 이하 4천312명의 혈액 등에서 얻은 유전정보 중 개인별로 DNA의 염기(鹽基)가 다른 약 24만 곳을 전체적으로 분석했다. 분석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중국인 952명(이 중 447명은 95세 이상)을 대상으로도 같은 분석을 했다.
연구 결과 지금까지 지적돼온 'APOE'라는 유전자 외에 'CLEC3'라는 암전이와 뼈 형성에 관계하는 유전자의 특징이 새로 발견됐다. 이 유전자가 특정 장소에 있는 DNA의 염기와 바뀐 일본인의 비율이 일반인의 경우 19%인데 비해 장수자는 26%로 높았다.
이 유전자는 '테트라넥틴(tetranectin)'이라는 단백질을 만드는 데 관여한다. 염기가 다른 단백질의 기능에 나타나며 암의 전이를 억제하거나 뼈를 튼튼하게 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연구가 진전되면 장수에 도움이 되는 약품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의 일원인 다나카 마사시 건강장수의료센터 임상검사부장은 "이 유전자가 노화방지에 모종의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게놈의학 전문가인 스가노 스미오 도쿄대학 교수는 "전 세계 과학자들이 장수에 관계하는 유전자를 찾기 위한 연구에 매달리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발견된 유전자의 역할을 더 자세하게 연구하면 건강 장수의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 평가했다.
lhy501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