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서 '희귀동물 사냥' 인증샷에 지탄…수사 나설듯

입력 2017-06-0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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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서 '희귀동물 사냥' 인증샷에 지탄…수사 나설듯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일부 국가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사냥한 모습을 담은 인증샷이 유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서는 최근 '스포츠 헌팅'을 빙자해 야생동물 밀렵 장면을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올해 보르네오섬 북서부 사라왁(州)주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한 사진에는 사냥한 말레이곰의 사체를 어깨에 얹고 손으로 '브이'(V)를 그리는 남성의 모습이 담겼다.

이 남성의 계정에선 처참하게 도살된 말레이곰과 구름무늬표범의 사체, 조리용으로 손질된 천산갑의 사진도 함께 발견됐다.

말레이곰과 구름무늬표범, 천산갑은 모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 취약종(Vulnerable)이다.

또 다른 남성들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민물거북이지만 현재는 대부분 지역에서 멸종해 심각한 멸종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으로 지정된 바타구르 바스카를 집단으로 사냥한 사진을 공개했다.

현지 언론은 이밖에도 은색잎원숭이와 아시아 살쾡이, 멧돼지, 사슴 등을 사냥한 인증샷을 올린 이들도 다수로, 이중 일부는 사냥한 동물들을 팔겠다며 거래를 시도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사바주 야생당국과 영국 카디프대가 공동운영하는 다나우 기랑 필드센터(DGFC)의 브누아 구센스 소장은 "어떻게 이런 이들이 체포되지 않고 이처럼 당당히 활보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바와 사라왁에서는 이달 1일부터 추수 축제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브누아 소장은 "물사슴과 수염멧돼지를 잡았다면 축제 때문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들이 잡은 것은 심각한 멸종위기종들이다. 이건 재미를 위한 스포츠 헌팅"이라고 규정했다.

탈리프 살레 말레이시아 환경부 차관보는 이와 관련해 사바와 사라왁 주정부에 조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사바주와 사라왁주는 밀렵한 동물의 사진을 페이스북 등에 올린 인물들의 신원을 확인한 뒤 경찰에 정식 수사를 요청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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