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부패무리 이용해 또다른 부패 무리와 싸워"
다음달 대만서 미국건너가 中민주화연구소 설립계획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의 학생 지도자 중 한 명인 왕단(王丹·48)은 중국 공산당이 붕괴를 자초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대만중앙통신(CNA)이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왕단은 톈안먼 민주화운동 28주년(6월 4일)을 맞아 전날 대만 타이베이(臺北)에서 간담회를 열어 이런 입장을 전했다.
그는 중국이 민주화된다면 공산당이 계획한 결과가 아닐 것이라며, 당 개혁을 위해 매우 노력했지만, 실패한 전 공산당 총서기 후야오방(胡耀邦·1915∼1989)과 자오쯔양(趙紫陽·1919∼2005) 사례를 꼽았다.
왕단은 중국인 사이에서 광범위한 불만을 촉발한 부패 만연 세태를 중국 공산당 스스로 초래했다며 "이 때문에 결국 스스로 붕괴하겠지만, 지금도 제도적 변화를 통해 부패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부패와 적절하게 싸우려면 제도와 체계의 변화에 의존해야 한다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부패관리 무리를 이용해 또다른 부패관리 무리와 싸우는 등 문화혁명의 낡은 수법을 반부패에 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지배 계층이 강제로 정치 변혁 문제에 직면할 시기가 올 것이라며 과거 역사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인 톈안먼 사태 문제를 회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왕단은 톈안먼 사태가 중국 민주화의 핵심 요소가 됐다는 설명했다.
8년간 대만 생활을 마치고 다음 달 미국 워싱턴으로 복귀할 예정인 왕단은 미국에서 공부하는 중국 학생들과 대화하고 인터넷을 통해 강의하고 싶다며 톈안먼 사태 희생자를 돕기 위한 클라우드 기반 기금을 설립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 중국이 참고할 수 있도록 외국의 민주화 경험을 연구하는 싱크탱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중국인이 사회복지와 교육,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공산당이 제공한 이외에 다른 대안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생계를 개선할 정책을 포함해 제도와 체계 연구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1989년 베이징(北京)대 학생이던 왕단은 톈안먼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다가 반혁명선동죄 등으로 약 7년간 복역하고 나서 1998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석방됐다.
그는 미국으로 망명해 하버드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2009년부터 대만에서 객원 교수 등으로 활동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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