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 전 美재무 "기업인들, 트럼프 자문위서 이름 빼라…트럼프보다 미국을 봐야"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대통령이 곧 미국은 아니다."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국내외 비판이 고조하고 있는 가운데 로런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이 미 사회 지도층에 반(反) 트럼프 노선을 표명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버드대 총장을 지내고 현재 하버드대 교수로 있는 서머스 전 장관은 5일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을 통해 또 미국 주요 기업인들에 '트럼프보다 미국을 볼 것'을 주문하면서 트럼프 진영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한 안보공약을 포기하고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함으로써 지난 75년간 미국과 세계와의 관계를 정의해온 평화와 번영의 길로부터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트럼프) 주변의 합리적인 보좌진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시대 흐름 역행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존재했으나 이제는 더이상 아니라면서 미국은 처음으로 비이성적 대통령을 갖게 됐다고 혹평했다.
로널드 레이건이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그리고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등 역대 보수정치인들도 공유했던 국가 간의 글로벌 공동체 인식이 H.R. 맥매스터 안보보좌관이나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장 등 트럼프 핵심 보좌진들에 의해 거부되고 있다면서 국제관계가 타협을 통한 평화와 안정 진전보다 국가와 비정부기구, 그리고 기업 간의 이익 각축장으로 변질했다고 개탄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파리 기후협정 탈퇴는 아마도 이라크전 이후 미국의 최대 실책으로 기록될 것이며 그 파장은 더 오래갈 것이라면서 단기적 이익에 집착하는 이러한 행동에는 모두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제 미국의 적과 동지들 모두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사회의 지도자들이 트럼프 노선에 명백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것이 긴요하다면서 '보다 유리한 거래 조건을 끌어내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 자문위원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주요 기업인들의 사임을 촉구했다.
그는 대통령이 곧 미국은 아니며 세계는 트럼프의 말과 행동이 미국의 세계정책을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바꿔놓을지, 아니면 일시적인 일탈에 그칠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지도적 인사들이 보다 이성적 행동에 나설 경우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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