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삼성그룹이 '신경영 선언일'인 7일 별다른 기념 행사 없이 조용히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영 선언은 24년 전인 1993년 6월 7일 이건희 삼성 회장이 계열사 사장단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불러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며 대대적인 혁신을 요구한 것을 가리킨다.
5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삼성 주요 계열사들은 올해 신경영 선언일에 별다른 내부 행사나 메시지 발표 일정을 마련하지 않았다.
삼성은 2014년 이건희 회장 입원 전까지만 해도 매년 이날 신경영 기념식을 열었다.
2015년에는 사내방송인 'SBC'를 통해 신경영 선언 22주년의 배경과 의미, 삼성의 매출·브랜드 가치 변화 등을 짚어보는 특집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신경영 선언의 계기가 됐던 '후쿠다 보고서'를 작성한 후쿠다 다미오 전 삼성전자 고문의 인터뷰도 내보냈다.
지난해에는 이보다 규모가 축소돼 사내 인트라넷 '싱글'의 로그인 화면에 이 회장의 신경영 선언 당시 어록을 띄웠다. "변한다고, 변했다고 말만 하면 믿겠는가.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안된다. 변화한다는 말도 필요 없다. 행동으로 보여주면 된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 같은 조촐한 이벤트조차 없이 넘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는 이 회장의 어록을 게재하는 행사조차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인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마저 재판으로 경영 현장을 떠나면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삼성의 사정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에 앞서 1일 치러진 올해 호암상 시상식도 이건희 회장 등 총수 일가가 반드시 참석하던 관행을 깨고 오너 가족이 불참한 채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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