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용윤 기자 = 2020년 도쿄올림픽을 치르는데 예상 소요경비는 약 126억 달러(한화 약 14조1천억원)로 당초 알려졌던 것보다 두 배에 가까운 돈이 들어갈 전망이다.
지난 2013년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당시 하계올림픽 개최권을 확보하는 데 급급했는지 모르지만, 주요 종목 개최도시들이 관련 예산을 제외하고 IOC에 신청서류를 제출한 탓이다.
우에야마 신이치 게이오대학교 교수는 많은 선진국이 실상을 파악하기 시작하면서 올림픽과 거리 두기에 나섰다며 "도쿄올림픽을 유치할 당시 IOC에 제출한 신청서류 상 숫자는 거의 허구"라고 꼬집었다고 5일 AP통신이 보도했다.
경기장 등 핵심 요소만 포함됐을 뿐 건축물 디자인이나 보안·수송 등 다른 비용은 대부분 누락됐기 때문에 이러한 비용을 다 포함할 경우 일본인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관행이긴 하지만 세금을 내야 하는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무토 도시로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사무총장 등 조직위 관계자들은 올림픽 소요경비가 약 126억 달러가 들 것으로 예상, 2013년 9월 IOC로부터 개최권을 확보할 당시 660억 달러와 비교할 때 거의 두 배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재비와 인건비 등 국내 건설비용이 오른 탓도 있지만, 야구·소프트볼 등 5개 종목이 추가되는 바람에 부담이 크게 늘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지난해 여름 당선된 이후 도쿄올림픽 개최비용이 270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추산, 대대적인 예산절감 작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우에야마 교수를 책임자로 한 조사팀을 꾸려왔다.
무토 올림픽조직위 사무총장은 그러나 올림픽 개최에 따른 비용문제가 계속 도마 위에 오르자 "도쿄는 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이후 2천억 엔을 웃도는 예산을 절약했다. 추가 경비절감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실 개최에 따른 경비 증가는 올림픽운동 전체에도 악영향을 끼칠 공산이 크다.
이미 2014년 동계올림픽을 치른 러시아 소치도 51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이 투입돼 2022년과 2024년 올림픽을 유치하려던 주요 도시들이 일찌감치 신청을 포기하는 사태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IOC는 2013년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수장에 오른 이후 경비절감 등 현안 해결을 위해 경기장 등 기존 시설을 활용하고 올림픽이 끝난 뒤 철거도 가능한 임시시설을 짓도록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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