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천·계곡 섣불리 들어갔다간 낭패…수영 실력 과신 '금물'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지난달 28일 강원 철원 한탄강에 지인들과 놀러 와 고기를 구워 먹는 등 피서를 즐기던 중 '다슬기를 잡아보겠다'며 물에 들어간 A(60) 씨는 죽다 살아났다.
수심이 갑자기 2m 이상 깊어지면서 빠져나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
119구조대가 A 씨를 구조했으나 심장이 뛰질 않았고, 병원에서의 응급처치 끝에 가까스로 소생했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강, 계곡, 해수욕장 등을 찾는 피서객들은 안전사고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5일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2014년∼2016년 도내 수난사고로 인해 157명이 숨지고 79명이 다쳤으며, 167명을 안전구조했다.
사고는 여름철(6∼8월)에 70% 이상 집중됐다.
원인은 안전 부주의로 인한 사상자가 150명으로 가장 많았고, 불어난 계곡 물에 고립 44명, 급류나 파도에 휩쓸림 44명, 수영 미숙·탈진 43명, 래프팅 35명, 어류·다슬기 채취 28명 등으로 나타났다.
사상자는 안전요원이 없는 강(144명), 계곡(96명), 하천(47명)에서 70% 이상 발생했다.
사망 원인 역시 안전 부주의가 66명으로 가장 많았고, 자살 또는 사체인양 33명, 수영 미숙·탈진 21명, 어류·다슬기 채취 21명, 급류 8명, 파도 휩쓸림 7명 순으로 나타났다.
수난사고가 잦은 강과 하천, 계곡은 겉보기와 달리 유속 변화가 심하고, 깊게 파인 곳이 있어 수심이 급격하게 변하는 등 지형적인 위험이 크다.
초여름에는 수온이 오르면서 수생식물 생장이 활발해 바위를 뒤덮기 때문에 '다슬기 한 번 잡아보겠다'고 들어갔다간 미끄러지기 쉽다.
수심이나 지형에 익숙하지 않은 곳이라면 물에 들어가기 전 준비운동이나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 착용이 필수다.
수영 실력 과신도 금물이다.
특히 다음 달 7일부터 순차적으로 개장 예정인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은 현재 안전요원이 없어 수영 실력만 믿다간 큰 화를 당할 수 있다.
지난 3일 강원 동해안에서 발생한 2m 내외의 높은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서 물놀이하던 20대 형제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나기도 했다.
어린이나 노약자는 갑작스러운 위험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져 보호자가 함께 물놀이하거나 시선을 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 5월 28일 태권도 도장 관원들을 인솔해 물놀이를 왔던 30대 관장이 관원들이 물에 빠지자 몸을 던져 2명을 구한 뒤 자신은 끝내 익사했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준비운동이나 장비 착용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만 잘 지켜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며 "사고 발견 시에는 119로 신속히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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