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탈레반과 16년째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최근 대형 테러가 잇달아 벌어진 데 이어 부족·정파간 갈등이 격화하고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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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현지 언론과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전날 카불 시내 외교단지 인근에서는 시민 수백 명이 모여 정부의 부실한 테러 대응을 비난하며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민은 지난달 31일 자폭테러가 벌어진 독일 대사관 부근에 텐트를 설치하고 나흘째 농성을 하고 있다.
서부 헤라트에서도 며칠째 수백 명이 반정부 집회를 열고 있다.
아프간 정부는 지난 2일 정부 규탄 시위 진압과정에서 경찰의 발포로 7명이 숨져 거센 비난을 받은 뒤 평화시위는 보장한다며 시위대에 대한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테러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도심에 수백 명이 모여 있으면 또 다른 테러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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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에서는 지난달 31일 독일 대사관 앞에서 테러범이 1.5t 폭발물을 실은 저수탱크 트럭을 폭발시켜 90명이 숨지고 460여 명이 다쳤다. 이는 2001년 미국의 공격으로 탈레반 정권이 축출된 이후 카불에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테러였다.
이후 지난 2일 수천 명의 시민이 정부의 테러 대응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다 경찰이 발포해 상원 부의장 아들 등 7명이 숨졌다.
다음날엔 카불 장례식장에서 상원 부의장 아들의 장례식이 진행되던 중 3명의 테러범이 잇따라 자폭해 또다시 20명이 숨지고 87명이 다쳤다.
당시 카불 장례식장에는 파슈툰 족에 이어 아프간에서 2번째로 많은 타지크 족 출신이 중심이 된 정당 자미아트-에-이슬라미 소속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해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날 테러가 타지크족 세력을 약화하려는 측의 소행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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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자미아트-에-이슬라미는 비상회의를 소집, 같은 정당 소속 압둘라 압둘라 최고행정관(총리격)에게 앞으로 자미아트-에-이슬라미와 행동을 같이할 것인지 파슈툰족 출신인 가니 대통령을 따를 것인지 거취를 분명히 하라고 요구했다. 압둘라 최고행정관은 부친은 파슈툰 족이지만 모친이 타지크 족이다.
자미아트-에-이슬라미는 가니 대통령의 대화 제의는 거부했다.
가니 대통령은 4일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해 잇단 테러와 관련해 치안 당국자의 직무 태만 등이 드러난다면 엄중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아프간 정부는 이미 장례식 자폭테러와 관련된 혐의로 13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야마모토 다다미치 유엔 아프간 특사는 최근 시위가 폭력 사태를 악화할 수 있다며 아프간 정부에 반대하는 이들이 국민감정을 이용해 불안을 조성해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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