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대사 연설…이스라엘 비판 문제 삼아 이사회 탈퇴 가능성 언급 전망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세계 각국의 인권 상황을 다루는 유엔인권이사회(UNHRC) 제35차 정기총회가 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사무국에서 23일까지 열린다.
총회 첫날 이사회는 오전 11시 45분부터 15분간 잡혀 있는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의 연설 때문에 다른 회의를 잠시 중단한다.
뉴욕 유엔본부 주재 대사가 제네바 인권이사회 총회 기간에 특별 연설을 하는 것도 보기 드문 일인 데다 헤일리 대사의 다음 행선지는 이스라엘이다.
이번 총회에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팔레스타인 인권 문제가 다뤄지는데 헤일리 대사는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올해 3월 열린 제34차 총회 때도 에린 바클레이 국무부 부차관보가 나서서 "민주주의 국가인 이스라엘을 대하는 인권이사회의 불공정하고 편향적인 태도를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팔레스타인 이슈의 배제를 간접적으로 요구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2006년 유엔인권위원회를 대체해 격상된 기구로 출범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정부 때 가입했다. 이사회는 47개 이사국에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권 문제로 계속 논란이 되는 나라들까지 포함돼 있어 인권단체의 비판을 받아 왔다.
헤일리 대사도 6일 연설에서 유엔인권이사회의 이스라엘 비판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3일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인권이사회가 인권 상황이 열악한 국가에 회원국 자격을 주면서 이들의 악행을 합리화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인권 유린 문제만 유독 '잘못 부각하는' 유엔인권이사회에 문제를 제기하겠다면서 이사회 회원으로 계속 남아야 할지 미국 상원이 논의 중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트럼프 정부에서는 출범 후 첫 인권이사회 총회였던 3월 총회 때도 탈퇴 문제가 불거졌다.
헤일리 대사의 연설을 놓고 미국이 인권이사회 탈퇴를 공식화하기 위한 정지작업이자 유엔의 태도변화를 요구하는 최후통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권이사회는 안전보장이사회만큼 실질적인 권한은 없지만 안보·평화, 경제, 인권 등 유엔 이념의 3대 축 가운데 하나인 인권을 다루는 상징적인 기구다.
트럼프 정부가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 선언에 이어 유엔 인권이사회마저 탈퇴하겠다고 선언한다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마이웨이를 바라보는 우려도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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