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단교로 고립 '삼면 바다' 카타르…식품 사재기 혼란(종합)

입력 2017-06-05 19:40  

사우디 단교로 고립 '삼면 바다' 카타르…식품 사재기 혼란(종합)

사우디 육로국경 차단으로 식료품·건축자재 수입 차질 우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걸프의 소국 카타르가 주변국의 전격적인 단교 조치에 지리적으로도 고립된 지경에 빠졌다.

카타르의 영토는 걸프 반도에서 북쪽 바다 쪽으로 우뚝 솟은 곶의 형태다. 지형이 한국과 마찬가지로 삼면이 바다다. 육상 국경인 남쪽은 사우디로 둘러싸여 있다. 사우디가 국경을 폐쇄하면 좁은 걸프 해역을 통해야만 외부 세계와 이어진다.

한국은 다행히 태평양으로 바로 이어지지만 카타르의 건너편엔 걸프와 관계가 불편한 이란과 마주 보고 있다.

카타르 왕실 소유의 위성 채널 알자지라가 '섬'이라는 뜻의 아랍어일 만큼 스스로를 섬나라로 인식한다.

사우디가 5일(현지시간) 단교 조치를 발표하면서 항공, 해상 왕래와 함께 육로 통행을 막으면서 카타르는 문자 그대로 고립의 위기에 처했다.

현지 트위터엔 사우디의 단교 조치로 불안을 느낀 시민들이 슈퍼마켓에 몰려가 사재기를 한다는 글과 사진이 게시됐다.

카타르는 국내에서 소비되는 식료품의 약 40%가 사우디와 국경을 통해 수입되는 탓이다.

현지 언론 도하뉴스는 "아침부터 사람들이 슈퍼마켓으로 가 물, 달걀, 쌀, 우유, 고기 등 주요 식료품을 카트에 한가득 실었다"며 "일부 냉장품 선반은 텅텅 비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는 풍부한 천연가스를 보유한 부국(富國)이지만, 그 외 제조업이나 농축산업은 부진하다.






단교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중동 허브항공사로 역할 하면서 고성장을 구가하던 카타르항공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또 사우디 국경을 통해 육로로 수송되던 시멘트, 철강 등 건축 자재 수입도 차질을 빚게 되면 2022년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를 위한 각종 건설·토건 사업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카타르 외무부는 5일 사우디 등 아랍권 4개국이 전격적으로 단교를 선언한 데 대해 "부당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카타르 외무부는 이날 낸 성명에서 "단교 조치는 (카타르의) 주권에 대한 침해로 매우 놀랍고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정당화할 수 없는 불법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4개국은 단교하려고 근거 없는 거짓말과 추정(테러리즘 지원)을 완전히 조작했다"며 "이들은 카타르의 후견인 역할을 하려고 주권을 침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카타르 정부 소유의 카타르항공도 사우디행 항공편을 모두 취소했다.

이는 사우디 국영 사우디아항공, UAE의 에미레이트항공과 에티하드항공, 플라이두바이, 에어 아라비아가 카타르행 항공편을 취소한 데 따른 대응이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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