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나이서 핵폭탄 폭발 계획 관련 기밀 50년만에 공개돼
이스라엘 승리로 실제 이행되지는 않아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스라엘이 1967년 중동 분쟁의 주요 근원이 된 제3차 중동전쟁 기간 핵폭탄 사용 계획을 수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 전쟁에서 주변을 둘러싼 아랍권 국가들에 승리를 거두면서 핵폭탄 작전을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5일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와 하레츠 등에 따르면 3차 중동전 기간 핵폭탄을 사용하려는 이스라엘의 최대 비밀 작전 가운데 하나인 '최후의 심판일 작전' 관련 문서가 전날 공개됐다.
이는 1967년 6월5일부터 엿새간 이어져 '6일 전쟁'으로도 불리는 3차 중동전 발발 50주년에 맞춰 이뤄진 것이다.
이러한 비밀 작전 계획은 이스라엘군 전직 준장인 이츠하크 야코브가 1999년 이스라엘 핵 연구학자 애브너 코언과 인터뷰한 증언 자료 등을 미국 워싱턴 우드로 윌슨센터가 공개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났다.
일명 '삼손'이란 작전명으로도 알려진 이번 '핵폭탄 작전'은 이스라엘이 3차 중동전 기간 패전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보루로서 마련한 것으로 문서에는 기록돼 있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3차 중동전 당시 이집트 시나이반도에 핵무기를 폭발시킬 작전을 세웠다. 당시 이스라엘의 적국이던 이집트 등 아랍권 국가들에 이스라엘의 막강한 군사력을 과시하는 게 주요 목적이었다.
당시 이스라엘은 남부 네게브 사막에 있는 디나모의 원자로가 이집트군의 폭격을 받을까 우려도 했다.
이스라엘은 이 작전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소수의 공수부대원에게 이 작전 안을 전파했고 대형 헬기 2대를 이용해 시나이반도에 핵폭탄을 이송할 예정이었다. 또 이 일대 주변에는 군 지휘통제소를 세우려 했다.
시나이반도의 한 산꼭대기에서 핵폭탄을 터트릴 계획으로, 실제 폭발이 이뤄진다면 날씨 상황에 따라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도 이를 볼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이었다고 한다.
야코브 전 준장이 코언 학자와 인터뷰한 내용이 담긴 문서에 따르면 그는 "당신과 맞닥뜨린 적이 당신을 바다에 던지려고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그를 저지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그를 겁먹게 해야 한다. 당신이 그를 겁먹게 할 무언가를 가졌다면 그가 무서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작전은 이스라엘의 전쟁 승리로 실제 이행되지 않았다.
예루살렘포스트 등에 따르면 야코브 전 준장은 2001년 이 작전 계획을 코언 학자에게 누설했다는 이유로 스파이 혐의로 체포돼 비밀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야코브는 기밀 정부를 넘겨줬다는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서 2년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이스라엘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그동안 핵무기 보유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거나 발표하지 않고 있다.
![](https://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7/06/05//AKR20170605159500079_01_i.jpg)
![](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7/06/05//AKR20170605159500079_02_i.jpg)
gogo21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