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 양봉농가들도 꿀벌을 잡아먹는 등검은말벌이 크게 늘면서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6일 일간 엘파이스에 따르면 등검은말벌(학명 Vespa velutina)이 2010년 전후부터 스페인 북부의 칸타브리아 지역의 해안에서 출몰하기 시작하면서 인근 양봉 농가들이 피해를 보기 시작했다.
등검은말벌은 동남아와 중국 남부 등 아열대가 원산지로 꿀벌을 잡아 애벌레의 먹이로 주기 때문에 양봉에 치명적인 곤충으로, 프랑스를 거쳐 스페인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양봉 농가들도 토종 말벌보다 두 배 이상 양봉에 해를 끼치는 등검은말벌을 퇴치하는데 매년 안간힘을 쏟을 만큼, 등검은말벌은 세계 곳곳에서 꿀벌의 천적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스페인 양봉 농가들에 따르면 스페인의 등검은말벌 등장과 해당 지역의 나비와 꿀벌의 개체 수 감소 시기가 정확히 맞물린다.
스페인에서 살충제 사용이 늘면서 1990년대부터 꿀벌 개체 수가 줄어드는 추세에다 등검은말벌까지 등장하면서 양봉 농가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양봉 농가들은 유인트랩 등을 써도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하자 정부에 등검은말벌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스페인 바스크지방의 기푸스코아 양봉협회 측은 "등검은말벌 등장 이후 7년간 아무런 관련 보고서도 나오지 않았다"면서 정부의 무대응을 비판했다.
결국, 바스크와 갈리시아 지역의 양봉 농가들과 대학, 환경단체 등 20여 개 단체는 정부에 등검은말벌 관련 연구의 예산 배정을 요구하는 압력단체까지 조직했다.
그러나 스페인 환경부는 "양봉농가에 국한된 문제로, 현재로써는 등검은말벌이 자연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없다"는 입장이라고 엘파이스는 전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