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러시아 해군 군함이 처음으로 홍콩에 기항해 중국과 러시아 간 밀월을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6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러시아 해군 태평양함대 소속 유도탄 순양함인 바랴크함과 군수지원함 페첸가함이 5일 홍콩 카이탁(啓德)크루즈터미널에 기항했다.
러시아 군함이 홍콩에 기항한 것은 처음이다.
이들 군함은 부산과 베트남 캄 란 만, 태국 사따힙, 싱가포르를 거쳐 홍콩에 입항했으며 이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기지로 떠날 예정이다.
바랴크함은 홍콩 주민에게 선상을 개방하는 등 중국과 관계 강화 의지를 과시했다.
알렉시아 율리아넨코 바랴크함 함장은 "이번 방문의 주목적은 홍콩특별행정구를 포함해 중국과 해군 협력을 강화하고 승무원에게 휴식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러시아 승무원들이 지역 내 평화와 안전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양국 국민의 우애와 제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1989년 구소련 해군에 배치된 바랴크함은 대함, 대잠수함, 대공 무기를 장착하고 있으며 520명의 승무원을 태운 채 최고 32노트 속도로 항해할 수 있다.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 S. 라자라트남 국제학스쿨의 콜린 코 해상안보 전문가는 이번 기항이 러시아가 남중국해를 포함해 아시아태평양지역 내 위상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보여준 것이라며 "구소련의 절정기에 비해서는 여전히 뒤처졌지만, 러시아가 유럽, 지중해뿐 아니라 극동지역에서도 여전히 강대국이라는 것을 과시하는 것은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저우천밍(周晨鳴)은 러시아 해군이 군사력이 약한 동남아시아 국가의 항구를 방문하는 것이 러시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바랴크함이 현대 군사 기술면에서 앞서 있지는 않지만, 필리핀과 베트남 등 중국과 해양 이권을 다투는 국가들에는 여전히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우 전문가는 "러시아가 남중국해에서 항해하는데 중국의 신뢰를 이용하고 있다"며 "사업이나 군사적 거래를 하는 데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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