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전업계 카드사 카드론 증가폭 9분기 내 최저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금융당국이 비은행권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제2 금융권의 대출 증가폭이 크게 둔화하고 있다.
7일 전업계(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 카드사들이 발표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1분기 말 기준으로 24조616억원을 기록, 전 분기(23조6천845억원) 대비 3천771억원 늘어났다.
전 분기 대비 카드론 증가액이 3천억원대로 떨어진 것은 2014년 4분기(3천554억원) 이후 9분기만에 처음이다.
이들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전체 카드론 대출의 90%를 차지한다.
이들 카드사의 1분기 카드론 취급액도 8조9천976억원으로 전 분기(9조2천655억 원)보다 2천679억원 줄었다.
이처럼 카드론 증가가 둔화한 것은 금융당국의 2금융권 대출 조이기 정책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2금융권 대출이 급증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조짐이 보이자 대대적인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저축은행과 카드, 캐피탈 업체 등에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10%를 넘기지 않고, 특히 1분기 대출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대출증가율을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도 3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19조3천682억원을 기록, 전월 대비 1천185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이는 2015년 8월(426억원)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또 지난 1분기 신용협동조합의 전 분기 대비 대출 증가액은 8천353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증가액(1조9천468억원)의 절반 이하로 줄었고, 상호금융의 증가액도 2조9천830억원으로 전 분기(5조6천323억원) 증가액의 반 토막이 났다.
이 밖에 새마을금고(4조7천428억원→2조5천288억원)와 보험사(4조3천521억원→7천794억원), 여신전문기관(2조3천900억원→1조811억원)도 전 분기 대비 대출 증가액이 크게 줄었다.
이처럼 2금융권 대출 증가액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돈이 필요한 서민들이 돈을 쉽게 빌리지 못했다는 뜻이다.
실제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보면 지난 1분기와 2분기 저축은행의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각각 -18, -21을 기록했다.
상호금융(-31, -40)과 생명보험사(-13, -24)도 1분기와 2분기 모두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출 태도 지수가 마이너스(-)이면 금리나 만기연장 조건 등의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는 응답이 대출심사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반면 2분기 저축은행과 신용카드회사의 대출 수요는 각각 13이었고 상호금융과 생보사는 각각 -3, -6이었다.
저축은행과 신용카드회사에서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는 여전히 많다는 뜻이다.
임진 금융연구원 가계부채연구 센터장은 "무작정 가계대출을 조이면 소득이 높고 담보 가치가 높은 사람에게만 대출이 모이는 신용할당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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