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 중앙수사국(CBI)이 유력 민영방송사 NDTV를 설립자의 비리 혐의를 이유로 압수·수색했다. 이에 대해 인도 언론계는 '언론 길들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6일 인도 언론에 따르면 CBI는 NDTV 설립자인 프란노이 로이 최고경영자(CEO) 부부가 ICICI 은행을 속여 부당하게 대출을 받아 은행에 4억8천만 루피(83억5천만원)의 손해를 끼쳤다며 전날 뉴델리에 있는 로이의 집 등과 함께 NDTV를 압수·수색했다.
CBI 관계자들은 이번 수사가 금융 사기 관련 문제이며 NDTV의 보도 등과는 무관하고 밝혔다.
하지만 인도 언론계에서는 NDTV가 그동안 정부에 우호적이지 않은 논조를 보였다며 정부가 '언론 길들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NDTV는 공식 성명에서 ICICI 은행 대출은 이미 7년전 모두 상환해 종결된 사안이라며 CBI의 압수·수색은 "독립 언론에 대한 '마녀 사냥'이자 언론 자유에 대한 정치적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인도 언론 편집자 조합도 성명에서 "어떤 개인이나 기관이 법 위에 있을 수는 없다"면서도 "경찰이 언론사 사무실에 진입하는 것은 중대한 문제이고 조합은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어떠한 시도도 반대한다"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인도국민회의(INC)와 보통사람당 등 야당들 역시 CBI의 이번 조치에 반대하고 NDTV에 지지를 나타냈다.
국제 언론 감시단체인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발표하는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인도는 올해 180개 조사대상 국가 가운데 136위를 기록할 정도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은 올해 같은 조사에서 63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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