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초비상인데 AI 발생 면사무소 공무원들 비상 출근도 안 해
(익산=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익산시에 그런 일이 있었어요? 금시초문인데요."
지난 5일 전북 익산시의 농가형 주택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양성 H5 항원 양성이 검출돼 비상이 걸린 가운데 익산시 일부 공무원의 '나 몰라라'식 무책임 행정이 빈축을 사고 있다.
익산시 오산면 한 주택에서 지난 2∼4일 키우던 토종닭 21마리 가운데 7마리가 폐사했다.
주인은 5일 방역 당국에 신고했다. 간이검사 결과 6마리 중 2마리에서 AI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나머지 닭 14마리를 5일 밤 모두 살처분했다.
6일 오전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취재진은 오산면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해당 농가가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면사무소 한 공무원은 "익산시에 그런 일이 있었어요? 금시초문인데요"라고 했다. AI 발생 농가에선 이미 전날 밤 살처분이 끝난 상황이었다.
반나절이 넘도록 면사무소 공무원이 관할 지역의 AI 발생 사실을 까마득히 몰랐던 것이다.
면사무소의 무책임 행정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AI 발생 여파로 전국이 들썩이는데도 이날 면사무소에는 공무원들이 비상근무를 하지 않았다. 대신 초짜 공무원이 면사무소 대표전화를 자신의 휴대전화로 연결하고 재택근무 중이었다.
이 공무원은 취재진에게 AI 발생농가 주소 대신 면사무소 주소를 불러줘 취재진이 면사무소로 출동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송하진 전북지사가 특별방역대책회의를 열고 "AI 방역활동이 5월 말 종료된 직후 AI가 재발한 만큼 도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기관별로 맡은 역할에 집중하는 등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며 "가축전염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군은 물론 유관기관, 생산자단체 등은 연중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고 당부한 지 이틀 만의 일이었다.
오산면장은 "소규모농가 H5 항원 검출과 관련해 계장들이 출근해 현장을 다녀왔으며 현재는 전 직원을 비상소집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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