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美대사 "상황 예의주시" 거듭 경고…이스라엘 비판 자제 촉구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유엔주재 미국 대사로는 6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유엔 인권이사회(UNHRC) 총회에서 연설한 니키 헤일리 미국 대사는 일부 전망과 달리 인권이사회 탈퇴라는 '폭탄선언'은 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35차 유엔인권이사회 정기 총회에서 "미국은 인권이사회를 예의주시하면서 계속 참여할지를 고려하고 있다"며 "이사회는 이스라엘에 대한 고질적인 비판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의 발언 요지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인권 유린 문제를 계속 지적했던 유엔 인권이사회에 트럼프 정부가 그동안 쏟아냈던 비판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헤일리 대사는 인권 침해 국가는 47개국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제명해야 한다며 베네수엘라, 시리아, 콩고민주공화국,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에리트레아 등을 거론했다.
그는 특히 베네수엘라를 언급하면서 정국 혼란을 바로잡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인권이사회 이사국을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경제난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에서는 올해 3월 말부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퇴진과 조기 선거 등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져 최소 62명이 숨지고 1천명이 다치는 혼란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헤일리 대사의 연설을 앞두고 일부에서는 그가 미국의 인권이사회 탈퇴를 공식 언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헤일리 대사는 예정됐던 시간보다 짧은 연설에서 베네수엘라 등을 집중적으로 비판하면서 발언 수위를 조절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제네바 국제 연구대학원에서 연설하고 외교관들과 베네수엘라 사태를 논의하는 회의에 참석한 뒤 이스라엘로 떠난다.
한편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이사회 총회 개막 연설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중단만이 반세기 가량 이어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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