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캐나다는 테러그룹이나 러시아·북한 등의 위협에 대처, 더는 미국에 세계 리더십을 맡길 수 없어 국방강화를 위해 대폭적 투자를 할 것이라고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이 6일(현지시간) 말했다.
프리랜드 장관은 이날 하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자유무역 및 지구 온난화, 러시아의 모험주의에 맞서는 서방 동맹국들의 가치를 저버리는 트럼프의 노선을 거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프리랜드 장관은 이어 "미국 유권자들이 세계 지도자의 역할을 회피하고 싶어한다"고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우리의 우방들이 세계 리더십의 핵심적 가치를 의문시하면서 각자가 스스로 분명한 자주적 노선을 추구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 발언은 미국이 더 이상 믿을 만한 동반자가 아닌 만큼 국제무대에서 유럽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최근 발언과 같은 맥락이라고 캐나다 언론은 분석했다.
이와 관련,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전날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파리 기후변화협정 준수와 다원주의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랜드 장관은 "미국의 안보 우산에 전적으로 의존할 경우 우리는 그 대상의 위치에 머물 뿐이지만 캐나다 외교 정책을 위해서는 자체적 '하드 파워'가 필요하다"며 캐나다가 군사적 '하드파워'를 갖출 때 북한 문제, 시리아 내전, 이슬람국가(IS), 기후변화 같은 세계적 위협에 온전히 대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필요한 국방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며 군사, 외교적으로 캐나다의 국제적 발언력을 강화하는 한편 세계 최강 군사·경제 대국인 미국에 응분의 역할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랜드 장관은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에 캐나다 정부는 실망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구 온난화를 부인하는 것은 '날조'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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