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I "협력 파트너 물색"…샤프 "JDI와 기술협력 관심"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디스플레이 강자에 밀리며 고전하는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할 전망이다.
JDI가 필요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일본 안팎 기업과의 자본제휴를 모색 중이라고 알려지자 샤프가 "독점금지법 문제 때문에 인수합병은 안 되지만 JDI와 기술적 협력은 가능하다"고 나섰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샤프 관계자는 이날 기자단과 만나 JDI와 연대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일본의 기술자를 결집한) 히노마루(일장기) 연합을 구축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이 앞서가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과 관련, 샤프 다이정우(戴正吳) 사장은 2016년 8월 JDI 기술자를 포함한 히노마루연합을 구축해 대항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샤프 간부는 "우리로서는 (JDI 측에) 접촉할 수 없다. 정부나 경제산업성이 중간에 중재하면서 (히노마루연합을) 진전시켜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JDI는 구조조정이 핵심인 기존의 중기경영계획을 포기하고 오는 8월 발표를 목표로 일본 내 공장재편과 인력 재배치, 타사와의 자본제휴 등을 추진하는 근본적인 경영재건계획 수립에 나섰다.
JDI가 이처럼 대대적인 전략 수정에 나선 것은 2016회계연도를 포함해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자금조달을 위해서는 외부자금 활용도 검토한다. 최대 주주인 관민펀드 산업혁신기구를 비롯한 외부 투자펀드에도 지원을 요청하면서 일본 내외 사업 회사와 자본제휴도 검토한다.
JDI는 지난해 말에도 주요 고객사인 미국 애플의 개발 방침에 따라 OLED를 개발한다면서 산업혁신기구로부터 750억엔(약 7천670억원)을 투자받았으나 계속 어려움을 겪었다. 액정(LCD)패널 수주가 올 1분기에 살아나지 않은데 이어 2분기에도 비수기를 맞고 있어 경영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한다.
JDI는 스마트폰 같은 중소형 액정패널 사업을 위해 소니, 도시바, 히타치제작소 등 일본 3개 회사가 2012년 설립한 회사다. 점유율은 세계 최상위권이지만 기술력 등에서 한국기업에 밀리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2019년 3월까지 연 매출액을 1조1천억엔(2016회계연도는 8천844억엔), 영업이익은 880억엔(2016회계연도 185억엔)으로 늘린다는 중기계획을 발표했지만, 목표대로 되지 않아 고전 중이다.
특히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애플이 올가을 발표 예정인 아이폰8의 일부 모델에 OLED를 채용하기로 하면서 OLED 부문 경쟁력이 약한 JDI 매출은 큰 폭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애플은 OLED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의 납품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애플은 LG디스플레이에서도 조달할 의사를 보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한국 기업들을 추격하는 JDI는 연구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 기존 계획을 접고 고정비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우선하며 시간을 갖고 개발에 나선다.
JDI의 고전은 액정 분야 기술진화에 대한 오산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이 액정에서 OLED로 급속히 대체되는 구조 전환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해 고전하게 된 것이다.
연내 설립을 계획했던 OLED 자회사 JOLED 분사화도 연기한다. 니혼게이자이는 "21일 출범할 새 경영진이 책정한 구조개혁이 지연되면 앞서가는 한국과의 기술차이가 더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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