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행위 방지대책 속출…일각서 시험 효용성 의문 제기
(선양·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홍창진 특파원 = 중국의 대학입학시험인 '가오카오'(高考)가 7일 전국 26개 성·직할시·자치구에 시작됐다고 관영 CCTV 등 중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로 부활 40주년을 맞은 가오카오가 이날 오전 각 시험장에서 폐쇄회로(CC)TV와 위성항법시스템(GPS) 등을 이용해 엄격한 감독 하에 시작됐다.
시험지는 이날 오전 각 시험장에서 일제히 배부됐으며 시험장마다 30명의 수험생이 5열로 배치돼 시험을 쳤다.
수험생을 격려하기 위해 소셜미디어 서비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엔 '힘내라, 가오카오' 해시태그에 20억3천만 개 이상의 페이지뷰가 몰렸다.
지방이나 오지에 사는 수험생들은 지난 6일 학부모와 이웃 주민의 응원을 받으면서 전세 열차 또는 버스를 타고 시험장이 있는 주요 도시로 이동했다.
수험생들은 지난 주말 고된 수험생활 마무리 자축행사를 했고 풍등을 날리며 좋은 성적을 기원하기도 했다.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수험생은 무선 이어폰을 끼거나 무선 부정행위 신호를 보내거나 수신할 수 없고, 시험장 감독도 규정에 따라 소리 나는 구두를 신거나 향수를 뿌릴 수가 없다.
수도 베이징(北京)의 경우 92개 시험장 교실마다 감지장치를 설치해 휴대전화 또는 무선전자 신호를 감지하면 진동이 울리도록 했다.
성행하는 명문대생의 대리시험 참여를 막기 위해 산둥(山東)성에선 시험 기간 대학생의 휴학이나 결석 신청이 금지됐다.
산둥성 교육청은 각 대학에 정상적으로 커리큘럼을 유지하면서 학생 출결관리를 강화하고 일반적인 결석을 허용하지 말도록 했다. 특별한 상황에 따른 학생의 결석 및 휴학 신청에는 그 동기를 엄격히 가려 상급기관의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중국 형법은 국가고시에서 조직적인 부정행위를 적발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및 구류에 처하도록 했고 사안이 엄중할 경우 3년 이상 7년 이하 징역형과 벌금형에 처하게 했다.
이날 약 930만 명이 시험을 치는 가운데 372만 명은 대학에 진학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지난해에 비해 1만 명가량 늘어난 인원이다.
중국 매체들은 사회적 이동성이 정체된 시대에 이러한 고된 시험이 과연 학생의 인생을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일각에서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40년간 시험을 통과한 2억명이 각 분야에서 사회지도층을 이뤘고 많은 사람의 인생이 변화했으나 노동시장의 극심한 경쟁 속에 가오카오가 언제까지 효용성을 지닐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취업 포털 즈롄자오핀(智聯招聘)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국 전체 2017년 대졸자 월평균 임금이 4천14 위안(약 66만5천원)으로 작년보다 750 위안(약 12만4천원) 감소했다.
조사에 응한 9만3천 명의 대졸자 중 26.7%만이 직장에 채용됐고 이 중 3분의 1은 일자리 제안을 받지 못했으며 구직 성공자 중 38.5%는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직장을 택했다.
슝빙치(熊丙奇) 21세기 교육연구원 부원장은 "가오카오의 기능은 학생을 평가하고 이들이 높은 사회적 지위로 이동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지표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이 시험이 성공을 보장하는 승차권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불공평한 일"이라고 말했다.
슝 부원장은 "중국의 많은 대학이 제공하는 교육은 사회적 필요와 괴리돼 있어 어떤 대학은 맹목적으로 학생 모집인원을 확대하지만 교육의 질과 방법론에는 무관심해 졸업생 수만 늘릴 뿐 능력을 도외시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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