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자정까지 전국 일시이동중지…소규모 농가 전수 수매 도태 추진
(세종=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두 달 만에 터진 고병원성 인플루엔자(AI)가 소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AI 불쏘시개'로 알려진 오리에서도 첫 감염 사례가 나왔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전북 군산(1건)과 익산(2건)에서 AI 의심 건이 3건 추가로 확인됐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 중 익산의 한 농장은 지난 5~6일 의심 신고가 들어온 완주와 익산 농장이 사들인 토종닭을 유통한 중간유통상이 소유한 농장이다.
이 중간유통상은 자신이 키우던 100여 마리의 청둥오리 가운데 5마리가 폐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달 만에 AI가 발생한 이후 오골계, 토종닭 등 닭이 아닌 오리에서 감염 사례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나머지 두 개 의심농장 가운데 군산 농가는 토종닭 6마리를, 익산은 10마리 정도를 키우는 농가로, 각각 닭 1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농가는 최근 당국이 발송한 AI를 신고하라는 재난발송 문자를 보고 지자체에 신고했다.
농식품부는 중간유통상 소유 농장을 비롯한 이날 새로 밝혀진 3건의 AI 의심사례 모두 'H5'형 AI 항원이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고병원성 여부는 정밀 검사 중이다.
이로써 7일 현재까지 AI 양성 판정을 받은 농장 수는 6개 시·도 8개 시·군 18개 농장이다.
이 가운데 제주(2농장), 군산(1농장), 파주(1농장), 기장(1농장) 등 4개 시·군, 5개 농장이 H5N8형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
나머지 13건은 고병원성 여부는 나오지 않았으나 H5N8형 혹은 H5형으로 확인됐다.
두 달 만에 AI 의심 신고가 들어온 지난 2일 이후 현재까지 살처분된 가금류 마릿수는 82농가 18만6천100마리다. 닭이 17만4천 마리(전체 사육대비 0.2%), 오리 1천100마리, 기타 가금류 1천 마리 등이다.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이번 AI 사태의 '발원지'로 지목된 군산의 한 종계농장의 오골계를 구입하지 않은 농가에서도 AI 의심증상이 속속 나옴에 따라 여러 농장 및 재래시장을 드나드는 중간유통상 등을 통해 이미 소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상당 부분 퍼졌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더욱이 이날 익산에서 AI 양성반응이 나온 오리는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고, 배설물 등을 통해 바이러스를 대량 배출하는 등 'AI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는 지자체와 협조해 100마리 미만을 사육하는 소규모 농가에 대해 전량 지자체가 사들여 조기 도축해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100수 이상 사육하는 농가에 대해서는 수매를 희망하는 경우에 한해 수매·비축할 방침이다. 수매대상은 이번 AI 발생 축종인 토종닭과 오골계이며, 계열화 사업체에 납품하는 농가는 제외된다.
아울러 이날 추가 의심사례가 확인된 농가에 대해서는 이동제한, 출입 통제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해당 농가가 재래시장에서 토종닭을 구입한 적이 있는지 등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이다.
7일 0시부터 24시간 전국 모든 가금농가(육계 제외)에 대해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발동하고 일제 소독을 실시 중인 당국은 이동중지가 해제되는 대로 농식품부, 검역본부, 방역본부로 구성된 중앙점검반 22개반 44명을 편성해 이행 실태를 점검한다.
또 재확산 방지를 위해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제주에서 열리는 '2017 전국생활체육대축전'에 가금농가의 참여를 자제해달라고 협조요청을 했다고 농식품부는 밝혔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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