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홍콩에서 집값이 치솟는 이유 중 하나로 이혼 증가에 따라 새집을 구하려는 남녀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7일 블룸버그 통신은 홍콩의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주범으로 저금리, 주택 부족, 중국발 수요 등이 꼽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이혼한 부부가 급증했다는 점이 공범으로 지목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홍콩대 교수이자 주택시장 전문가인 리처드 웡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홍콩 내 이혼 건수가 1976∼1995년 8만4천788건에서 1996∼2015년 32만3천298건으로 치솟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재혼도 같은 기간 6만5천794건에서 25만6천66건으로 뛰어올랐다.
이는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1997년을 기점으로 여행객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국경을 넘어 새로운 배우자를 찾으려는 홍콩인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게 웡 교수의 분석이다.
이처럼 이혼하거나 별거하는 남녀가 새집을 구하려는 수요는 늘어난 반면 홍콩 내 신규 주택 건축은 1976∼1995년 126만7천335건에서 1996∼2015년 85만7천378건으로 줄었다.
그러나 홍콩 정부는 이혼율 급증이라는 변수를 미리 인지하지 못했고, 여기에 부동산 거품 등이 겹치면서 주택시장은 과열로 치닫게 됐다고 통신은 풀이했다.
홍콩에서는 남녀가 이혼하면 각자 공공 주택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중산층이 집을 구매하기까지 18년이 걸리는데,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길게 걸리는 것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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