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가 큰 고비를 넘겼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제주도는 7일 제주시와 서귀포시 오일시장에서 소위 'AI 오골계' 등을 사 갔다고 신고한 4농가에 대해 간이 키트 검사를 한 결과 음성으로 진단됐다고 밝혔다.
검사 대상은 서귀포시 지역 3농가 오골계 5마리, 토종닭 6마리, 오리 3마리와 제주시 지역 1농가 오리 10마리다.
앞서 지난 6일에도 서귀포시 3농가와 제주시 2농가 등 모두 5농가의 오골계와 토종닭 29마리에 대해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제주의 AI 사태는 지난 2일 제주시 이호동의 A씨가 오일시장에서 산 오골계 5마리와 기존에 기르던 토종닭 3마리가 잇따라 폐사했다고 신고하며 시작됐다.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가 A씨 집에서 오골계와 토종닭 폐사체를 수거해 간이 검사한 결과 고병원성 AI 가능성이 큰 H5형이 검출됐다.
도는 3일부터 매일 텔레비전 방송 자막을 내보내고 도민에게 휴대전화 재난문자를 발송하며 지난달 27일 이후에 오일시장에서 오골계 등을 사 간 도민에게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27일은 제주시 애월읍의 B농장과 S농장이 전북 군산에서 들여온 'AI 오골계' 1천마리 중 일부를 오일시장에 내다 판 날이다.
6일까지 70건 436마리가 접수됐다. 품종별로는 오골계 110마리, 토종닭 207마리, 오리 등 기타 119마리다.
현재까지 고위험군이라고 판단되는 20농가를 대상으로 간이 검사를 한 결과 17농가는 음성, 3농가는 양성으로 진단됐다.
지난 5일 양성으로 진단된 제주시 조천읍과 애월읍, 노형동의 3농가를 중심으로 반경 3㎞ 이내에 있는 21농가의 가금류 13만4천904마리는 모두 살처분했다.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지 않았지만, 예방 차원에서 조치한 것이다.
지난 3∼4일에는 A씨 집과 제주시 애월읍의 B농장과 S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3㎞ 이내에 있는 14농가의 가금류 1만452마리도 선제적으로 살처분했다.
제주도의 한 관계자는 "지난 5일 이후 신고된 농가에서 모두 음성 반응이 나오고 있어 대규모 농장으로의 확산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며 "오일시장에서 판매된 오골계 160마리 중 50마리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아 아직 안심하긴 이르지만 큰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h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