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한달] 주식·부동산 '허니문 랠리'…소비심리도 개선

입력 2017-06-08 05:00   수정 2017-06-08 11:08

[문재인정부 한달] 주식·부동산 '허니문 랠리'…소비심리도 개선

증시 사상 최고치 행진…서울 아파트 중심 부동산 가격도 상승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강종훈 권수현 기자 =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5월 한 달간 주식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올랐다.

올해 들어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발판으로 꾸준히 상승해온 코스피는 기업 실적 개선에 새 정부 정책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이며 각종 기록을 쏟아냈다.

부동산 시장도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매수심리가 살아나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그동안 침체됐던 국내 소비도 회복 기미를 나타내며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 증시·부동산 시장 동반 '허니문 랠리'

증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전부터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로 상승세를 탔다.대선을 코앞에 둔 지난달 4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21.57포인트(0.97%) 오른 2,241.24에 마감, 2011년 5월 2일의 종가 기준 종전 최고치(2,228.96)를 경신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도 세계 경기 개선세와 국내 기업들의 이익 증가 흐름 속에 새 정부 정책 기대감까지 더해져 6년간 지속된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에서 벗어나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였다.

지수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되고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되는 등 새 정부 경제팀 윤곽이 드러나며 한층 더 탄력을 받았다.

소액주주 운동을 이끌며 재벌개혁을 주장해온 두 학자가 새 정부 경제팀 '투 톱'으로 배치되자 시장에서는 주주친화정책 강화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불리는 한국 증시 저평가 요인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코스피는 지난달 22일부터 5거래일 연속 종가 기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질주했고 시장에서는 '김·장 효과'라는 신조어도 나왔다.

코스피는 5월 한 달 동안 6.4% 상승하며 2012년 1월(7.1%) 이후 5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을 보였다. 정부 출범 이후 한 달간 상승률은 2.94%다.

지수가 급등하며 코스피 시가총액도 갈수록 덩치가 커졌다.

지난달 12일 1천500조원을 돌파한 코스피 시총은 지수가 2,370선을 넘어선 이달 2일 1천535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달 전인 지난달 2일의 1천441조원에서 100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부동산 시장의 열기도 뜨겁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문재인 정부가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며 가격 상승세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물론 강북 도심권으로 확산했다.

다만, 강남권 주요 단지들의 매물이 회수되고 한 달 만에 가격이 1억원 이상 급등하는 등 이상 과열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규제 방안 논의에 착수했다.

다음 달 말로 종료되는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인정비율(LTV) 완화 조치를 다시 환원하는 방안 검토 등이 포함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8월까지 여러 부처가 참여하는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필요한 대책들은 그때그때 내놓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 소비심리도 개선…매출 회복세는 아직 '미미'

오랜 불황 등으로 얼어붙었던 소비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정국 혼란 등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 대형 악재에 소비는 한동안 많이 위축된 상태였다.

최근 수출이 살아나는 와중에도 민간 소비가 활력을 찾지 못하는 흐름이었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8.0으로 전월보다 6.8 포인트 올랐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세월호 참사 직전에 조사된 2014년 4월(108.4)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상승 폭은 2009년 8월(7.5포인트) 이후 7년 9개월 만에 가장 컸다.

과거에도 대선 직후에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소비성향도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 정부 정책 기대감 등에 힘입은 소비심리 회복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새 정부 출범은 소비를 진작시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소비심리 회복 추세는 경제성장률 회복, 5월 대선에 따른 소비성향 상승으로 2∼3분기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아직 소비심리 회복세가 백화점 등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의 5월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했다. 4월(-1.9%)에 비해 감소 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매출 증가율이 마이너스(-)에 머물러 있다.

결혼철 혼수 수요와 극심한 미세먼지로 인한 공기청정기 매출 급증 등으로 대형가전 매출은 53.3% 증가했으나 소비회복 시 매출이 많이 늘어나는 의류 부문은 부진했다.

지난달 남성패션 정장과 여성패션 컨템포러리 부문 매출은 각각 3.1%, 2.5% 감소했다.

현대백화점[069960]의 지난달 매출도 1.8% 감소하며 전월(-1.6&)에 이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역시 가전제품(21.1%)은 매출이 늘었지만 여성패션(-1.5%)과 남성패션(-2.1%)은 신통치 않았다.

롯데마트 5월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9% 늘었지만 전월(3.3%)보다는 증가율이 떨어졌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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