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계 런던 테러범 어머니 "아들, 인터넷 매개로 극단화"

입력 2017-06-07 18:06  

이탈리아계 런던 테러범 어머니 "아들, 인터넷 매개로 극단화"

"용서해달라는 말 대신 비극 재발 않도록 평생 바칠 것"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난 3일 일어난 런던 브리지 테러범 3명 중 1명인 모로코계 이탈리아인 유세프 자그바의 어머니가 아들이 인터넷을 매개로 극단화됐고, 잘못된 무리들과 어울리며 테러리스트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볼로냐 인근의 도시 발사모지아에 거주하고 있는 자그바의 이탈리아인 어머니 발레리아 콜리나는 7일 이탈리아 주간지 레스프레소와의 회견에서 "아들이 극단화된 것은 극단주의 단체의 온라인 선전과 런던에서 잘못된 무리들과 어울린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개종한 이슬람교 신자인 그는 모로코인 남편과의 슬하에서 1995년 자그바를 낳았으며, 현재 남편과는 별거 중이다.






콜리나는 "우리는 그가 만나는 친구들이 누구인지 주의를 기울였고, 그가 나쁜 무리와 어울리지 않는지를 항상 확인했다"며 "하지만, 그에게는 인터넷이 있었고, 모든 잘못은 여기에서 비롯됐다"고 한탄했다.

그는 "아들은 이탈리아에서도 그렇고, 모로코에서도 타인에게 휘둘리는 유형이 아니었지만 아들이 런던으로 거주지를 옮긴 뒤로는 잘못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 같아 걱정이 됐다"고 고백했다.

모로코 페즈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하던 자그바는 지난해 3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합류하기 위해 시리아로 가려고 이탈리아 볼로냐 공항에서 터키행 비행기를 타려다 이탈리아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이탈리아 사법당국은 이러한 사실을 영국 정보당국에 바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콜리나는 "작년 3월 아들이 터키행 비행기 탑승을 시도하기 전에 시리아와 관련된 영상을 보여줬으나 거기서 (이슬람 전사로서)싸울 것이라는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았다"며 "그는 시리아를 순수한 이슬람 신앙에 따라 살 수 있는 곳으로 여긴 것 같다"고 추측했다.

콜리나는 이어 "영국의 이슬람 성직자(이맘)들이 아들을 위한 이슬람식 장례를 치러줄 수 없다고 하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희생자 가족들과 비이슬람 교도들에게 올바른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라도 이맘들의 결정을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직 어머니만이 다른 어머니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으며, 이 시점에서 용서를 구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음을 알고 있다"며 "다만, 내 남은 삶을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 바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런던 브리지 테러 이틀 전인 지난 1일 아들과 마지막 통화를 했다는 콜리나는 "곧 런던에 가서 아들과 함께 라마단의 종료를 축하하려고 했다"며 "최근 중고차를 구입한 아들에게 공항에 마중을 나오라며 농담을 주고 받은 게 최후의 대화가 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