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최근 쥐들과 갈매기, 멧돼지들이 빈번히 출몰해 몸살을 앓고 있는 이탈리아 로마가 이번엔 시내 중심가에 떼를 지어 출현한 벌떼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7일(현지시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6일 오전 상가와 식당들이 밀집한 로마 중심부 피우메 광장에 수 천 마리의 벌떼가 날아와 철제로 된 지하 보도 입구 난간에 군집을 형성했다.
근처를 지나다 이를 목격한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겁에 질린 채 구조 당국에 이 사실을 신고했고, 현장은 경찰에 의해 수 시간 동안 접근이 차단됐다.
벌떼들의 습격은 소방관과 양봉 전문가가 출동해 여왕벌을 상자에 가두는 등 조치를 취한 후에야 간신히 수습됐다.
이번 사건은 최근 가중되는 쓰레기 몸살 속에 로마 시내에 쥐가 들끓고, 커다란 갈매기들이 도심 곳곳의 쓰레기통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쪼아 먹는 광경이 흔히 연출되는 가운데 일어난 것이라 시민들이 쓴웃음을 짓고 있다.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이날 로마판 1면에 벌떼의 사진과 함께 '쥐, 갈매기, 멧돼지에 이어 이제 벌떼'라는 제목으로 설명을 실어 자조감을 드러냈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최근 거리에 쌓인 채 수거되지 않는 쓰레기 탓에 갈매기 등 새떼가 창궐하고, 출몰하는 쥐와 바퀴벌레 때문에 이들을 매개로 한 질병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근래 들어 도심 주택가에 멧돼지들이 자주 진출하는 현상도 쓰레기난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몇 달 전에는 로마 외곽에서 야간에 스쿠터를 타고 가던 남성이 쓰레기통을 뒤지러 인근 녹지대를 벗어난 멧돼지와 충돌하며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시 당국이 야생동물 중성화 수술 등의 대책 마련에 착수하기도 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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