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북아프리카서 '원더우먼' 상영중단 확산

입력 2017-06-0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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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북아프리카서 '원더우먼' 상영중단 확산

레바논 이어 튀니지·알제리·요르단 상영중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할리우드의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 '원더우먼'의 중동·북아프리카 상륙에 잇따라 제동이 걸렸다.

7일(현지시간) 데드라인 할리우드에 따르면 레바논이 지난달 31일 '원더우먼'의 상영을 금지한 데 이어 북아프리카의 튀니지와 알제리에서도 영화 개봉을 앞두고 상영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요르단 정부도 원더우먼의 상영 금지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튀니지 문화부는 수도 튀니스의 한 극장에서 열릴 예정인 '원더우먼' 특별 시사회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상영중단 명령을 내렸다.

이는 튀니지의 아랍 민족주의 정당인 민중운동(People's Movement)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영화의 주연배우 갤 가돗(29)이 지난 2014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폭격을 가했을 때 이스라엘 방위군을 응원하는 글을 올린 게 사달이 난 것이다.

실제로 민중운동 측은 홈페이지에서 영화 '원더우먼' 개봉 뉴스를 이슈로 다루고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에 맞서 우리는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튀니지 문화부는 "원더우먼의 상영중단 조치는 정치적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상영 신청서가 이틀 전에 도착해 통상적인 행정절차에 시간이 필요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 영화의 배급자인 라사드 고우반티니는 "문화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내일은 또 다른 이유를 들어 상영 허가를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알제리에서 열리고 있는 영화제에서도 '원더우먼' 상영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중단됐으며, 수도 알제에서의 영화 개봉도 사실상 어렵게 됐다.

알제리 당국은 '원더우먼' 상영 취소가 가돗의 출연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행정적 이유라고만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는 알제리에서 현재 진행 중인 '원더우먼 상영 금지' 온라인 청원 운동을 비롯해 국민 반감과 무관치 않다.

특히 영화 '원더우먼' 개봉일인 8일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 50주년이라는 점을 들어 영화 상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정서가 팽배해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접경을 이루고 있는 요르단에서도 조만간 영화 '원더우먼' 상영 불허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알려졌다.

jongw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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