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테헤란 테러에 보복 공언…美ㆍ사우디 '배후' 지목

입력 2017-06-08 11:14   수정 2017-06-08 17:50

이란, 테헤란 테러에 보복 공언…美ㆍ사우디 '배후' 지목

후폭풍 우려 美·사우디 직접보복 대신 IS 타격ㆍ사우디 종교시설 대리테러 가능성 정예 쿠드스 여단이 선봉, IS 지휘부 제거. 대테러 지상전 개입 강화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최소 12명의 목숨을 앗아간 7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연쇄 테러와 관련해 이란 정부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를 배후로 지목, 보복을 공언하면서 실행 여부와 방식 등이 관심을 끈다.

이란 정예 혁명수비대(IPRG)는 이날 "오늘 테러리스트의 소행은 미국의 대통령이 테러를 지원하는 중동의 반동 정부(사우디)의 지도자를 만난 지 1주일 뒤에 일어났다"며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이번 잔인한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것은 그들(미국과 사우디)이 이에 개입됐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혁명수비대는 "우리는 항상 무고한 이들이 흘린 피에 복수로 답했다"면서 강경한 대응을 다짐했다. 혁명수비대 부사령관인 호세인 살라미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국민을 순교자로 만든 테러리스트와 추종자들에게 복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 와하비즘을 신봉하는 사우디 왕가가 수니파 테러조직 IS, 알카에다의 후원자라고 지목해 왔다. IS도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데다 레자 세이폴라이 이란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이 이번 테러범들이 이란 출신 IS 가담자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 직접 응징보다는 IS 지휘부 타격·대테러전 군사개입 강화·사우디 내 종교시설 등 공격 가능성 제기


이란이 이번 사태의 배후로 미국과 사우디를 지목해 비난하지만, 두 나라에 대한 직접 보복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테러가 아랍권 소국인 카타르의 친(親)이란 발언과 이에 따른 사우디 주도의 단교 조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 등 양상이 복잡하게 전개되면서 이들을 상대로 직접 보복에 나서면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판단에서다.

이란은 대신 IS를 직접 타격하거나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로 이어지는 이른바 '시아파벨트'의 대테러전에 정예특수부대인 쿠드스군 투입 등을 통해 개입 강도를 높일 것으로 점쳐진다. 일각에선 추종세력을 동원,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 내의 종교시설 등을 공격하는 '대리전'을 벌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라크와 시리아를 중심으로 IS 격퇴전을 해온 미국으로서도 IS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나 대테러전 개입 강화를 마다할 까닭은 없다. 그린베레 등 미특수부대원들을 투입하지 않고서도 '공동의 적'인 IS를 이란이 제거해주는 것이 내심 이득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테러가 1979년 이란 혁명의 최고지도자이자 '국부'로 칭송받아온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영묘에서도 발생한 사실을 고려하면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 내 성지(聖地) 등을 겨냥, 시아파 과격 분파 세력 등을 동원한 '대리 보복 테러' 가능성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 보복전의 선봉장은 'IS의 저승사자' 쿠드스 여단



이란의 응징 보복작전의 선봉장으로 주목을 받는 것이 쿠드스 여단이다. 이란 '혁명 수출'의 첨병인 정예 혁명수비대(IRGG) 직속 특수부대인 이 여단은 이라크와의 전쟁 시기인 1980년대에 창설됐다.

한국의 특수전사령부와 국군정보사령부 기능을 합친 이 여단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에 반기를 든 이라크 쿠르드족에 대한 훈련과 무장 지원을 담당했으며, 아프가니스탄 내전에도 참가해 탈레반에 맞선 북부동맹에 대한 재정과 군사 훈련 지원 작전도 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서방측 관계 전문가들 지원 요원까지 합쳐 대략 1만5천 명 규모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최정예는 해외 공작과 비밀작전을 전담하는 800여 명의 특수공작 요원들로 예멘, 시리아, 요르단, 터키, 카슈미르 등에서 활동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쿠드스 여단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일반 군 지휘 계통을 거치지 않고 최고지도자에게 직접 보고를 하고 지휘를 받는다는 점이다. 여단은 레바논을 무대로 활동 중인 시아파 무장조직 헤즈볼라 등과 연계해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에 대한 테러 활동을 지원해왔다.

미 육군 정보국은 이 여단이 이라크국, 서남아국(아프간, 파키스탄 및 인도), 북아프리카국, 서방국 등 8개의 지역별 작전국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이라크전쟁과 아프간 전쟁 전문 기자인 미국 언론인 덱스터 필킨스에 따르면 쿠드스는 직접 전투에 참가하는 전투 요원들과 헤즈볼라 같은 '해외 자산'들에 대한 군사 훈련을 담당하는 교관 요원들로 구분된다.

이슬람권에서 비밀공작을 해온 미 중앙정보국(CIA) 전직 요원 로버트 베어는 쿠드스가 도청을 우려해 전화 대신 전령을 쓰는 등 보안에 철저해 정확한 행적 파악이 어렵다고 실토했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의 IS 격퇴전에서 이 여단은 추종세력인 시아파 민병대 등을 동원해 기습과 주요 시설 폭파 등의 임무를 수행해왔으며, 특히 이라크에서는 IS가 장악한 북부 전략 요충지 티크리트 탈환에도 큰 활약을 했다.







정보부를 통해 표적 정보를 입수한 후 응징 특명을 받은 쿠드스 여단 소속 특수공작 요원 등은 중간 유통상 등으로 가장해 헬기나 육상으로 IS의 수도 격인 시리아 락까 등 현지에 잠입한다. 이들은 시아파 교도 등 현지인들의 안내에 따라 적 지휘부 암살이나 통신시설이나 탄약고 같은 주요 군사시설 또는 수니파 성전 같은 종교 시설물들에 대한 파괴 공작에 나선다.

통상 공작은 경계가 허술한 새벽 3∼4시경에 이뤄지며, 일단 작전이 성공하면 예정된 퇴출계획에 따라 현지를 벗어난다. 그러나 작전이 실패할 상황이면 이들은 자폭 등으로 신분을 철저히 감춘다.

sh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