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에서 석유 재고가 급증하면서 국제유가를 뚝 떨어뜨렸다.
이는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의 가격 차이 축소 등으로 미국 내 수입은 늘고 수출은 줄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8일 분석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주일 사이에 미국에서 불어난 원유, 휘발유, 디젤유 등의 재고는 1천550만 배럴에 달해 2008년 마지막주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여파로 국제유가는 지난 7일 5% 이상 폭락해 3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7월 인도분은 전날인 6일보다 2.47달러(5.1%) 하락한 배럴당 45.7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는 1.91달러(3.81%) 내린 배럴당 48.21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 미국의 원유 수입은 전주 대비로 하루 35만6천 배럴 늘어난 반면 수출은 74만6천 배럴 줄었다. 수출 감소폭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라크에서 수입된 물량은 하루 114만 배럴에 달해 2012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미 원유 재고가 지난 한 주간 35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가 막상 330만 배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자 충격에 빠졌다.
가뜩이나 사우디 등의 카타르 단교, 이란 테헤란에서 발생한 테러 등으로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의 공급 과잉이 더해져 국제유가 급락은 현실이 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중심으로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려 하루 180만 배럴 감산에 나섰지만, 정작 미국에서는 원유가 쌓여가는 형국이다.
EIA는 미국 내 원유생산량이 계속 늘어나 내년에는 하루 1천만 배럴 생산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최고이던 1970년의 하루 960만 배럴 생산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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